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의 불법, 폭력사태에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에 발생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 노조간부 납치, 폭행 사건에 세간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은 23일 오전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납치테러의 책임자를 모두 구속하고 정몽구 회장이 테러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현대자동차 사측이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3000명 신규채용과 납치테러 등 폭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전 사회적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사측은 납치 폭행 논란이 불거지자 “사내 시설물 보호를 위해 불법 파업을 선동하거나 정규직노조와 협상을 방해하려는 비정규직노조 임원과 상임집행위원 13명에 대해 지난 18일 퇴거를 요청했고, 사내 출입이 제한된 해고 노조원들이 퇴거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에 회사 밖으로 데려갔다”며 납치, 폭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정몽구 회장을 “폭력을 휘두르는 망나니”라는 격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백 소장은 정 회장에게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 즉각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하라고 요구했다.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도 “사장의 성희롱과 성폭력, 협박에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모습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이 겹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두 사건을 통해 비정규직의 문제, 노동자의 인권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닿아있음을 실감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사회적 책임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없는 일터와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납치와 테러의 책임자를 구속시키고, 불법파견 인정과 모든 사내하청노동자의 정규직화를 긴급한 공동행동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공동행동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서 24일 ‘현대자동차 포위의 날’을 기획하고 울산으로 향한다. 공동행동은 ‘포위의 날’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전원 정규직화와 납치 폭력 사태의 책임자 구속 처벌을 요구한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기자회견이 진행된 양재동 사옥 앞의 대형현판을 가려, 언론 노출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사옥을 찍으려는 기자들도 경비 용역직원들에 저지당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장동훈 신부는 “납치하고 폭행하는 짐승만도 못한 이들인 줄 알았더니 아직 부끄러움은 알고 있어 다행”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