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융예벨트>는 안달루시아 농업노동조합 농민들이 21일(현지시간) 스페인 오르나추엘로스(Hornachuelos)의 모랄탈라 지역에 위치한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왕의 사촌인 마리아의 성을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http://www.lamanchaobrera.es/?p=17107에서 재인용] |
농민들은 애초 성 점거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안달루시아 농업노동조합 3백여 명의 농민들은 21일 “안달루시아의 경제적인 독립을”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22일 코르도바(Córdoba)까지 행진한다며 오르나추엘로스(Hornachuelos)에서 출발했다. 경찰은 행진시위를 하는 이들을 뒤따랐다.
그러나 농민들은 갑자기 오르나추엘로스에 위치한 성 부지 뒤의 작은 숲 속으로 달리며 경찰을 따돌렸고 숲길을 가로질러 성안으로 진입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잠긴 거대한 성문 옆 작은 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갔다. 놀란 경찰이 분주하게 입구를 봉쇄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이미 행진 시위에 참여한 3백여 명의 농민 중 절반 이상이 진입에 성공했다.
농민들은 귀족들이 안달루시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뒤쳐진 데 대해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귀족들은 자신들의 땅을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농업이 아닌 여가와 사냥을 위해 남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안달루시아 농업노조는 이번 점거는 상징적인 행동이라고 밝히며 성을 점거하되 성을 사용하지는 않을 입장이었다. 그러나 농부들은 성안에 위치한 몇 개의 수영장은 사용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행진했던 점거자들은 껑충 뛰면서 차례로 찬물 속으로 들어갔다.
“이것은 더위에 의해 강요된 몰수”라고 점거행동에 함께 한 스페인 공산주의 도시인 마리날레다의 고르디요 시장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푸른 잔디 위에서 편안하게 가져온 점심을 먹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소유자는 점거한 이들이 아무것도 망가뜨리지 않는 한 자신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고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관리인이 전했다. 그는 또한 성안 나무에 달린 오렌지는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
안달루시아 농업노조는 경제위기 아래 수탈된 민중의 목소리를 전하고 실제적인 경제적 대안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안달루시아를 가로질러 다양한 시위 행동을 전개해 왔다.
최근 농민들은 안달루시아 대형마트에서의 몰수행동을 벌이고 이어 가난한 가정에 나눠주며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다른 노숙인들과 쓰러져가는 건물에서 생활하는 한 아이의 엄마는 “나의 아이가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받았다”며 방송사 텔레신코(TeleCinco)에 말했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이들은 직업소개소와 은행도 점거했다. 뿐만 아니라 안달루시아농업노조는 토지점거로 유명하다. 이는 성 점거와 같은 상징적인 행동이 아닌 소유권에 대해 실제적인 질문을 던진 사건으로 평가된다.
소몬테에서 농부들은 4월부터 핀카(Finca, 오두막 또는 시골별장이 포함된 농장 일부)를 점거하고 여기에서 야채농사를 짓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야채들을 농부들은 가까운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스페인 국방부 소유의 토지 점거는 이와는 반대로 준군사적인 치안경비대인 ‘과르디아 시빌(Guardia Civil)’에 의해 종료됐다. 그러나 농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르디요 시장은 스페인 전국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 공산주의적 자치단체인 마리날레다의 시장인 그는 안달루시아 노조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안달루시아 지역의회의 좌파연맹에 소속돼 있다. 디에고 까냐메로(Diego Cañamero) 안달루시아 농업노조 사무총장과 함께 그는 이 시위를 이끌어 왔다.
궁전은 귀족 영주에 의해 사용되지는 않고 백작이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의 80%를 카탈로니아의 투자그룹 코르비스에 판 이후 고급호텔로 재건축됐다. 이 호텔은 아직 개장되지는 않았지만 결혼식 등으로 사용된다.
노동조합은 건물 용도 변경을 맡은 회사의 건설노동자에 대한 임금 미지불, 불충분한 고용계약과 함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도 문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