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 국가도산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독일 일간지 <슈피겔>은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IMF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하며 그리스가 9월 중 파산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리스는 오는 8월과 9월 125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금융기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자금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파산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과 함께 그리스 정부의 긴축조치 이행과정을 평가하고 있는 IMF는 그리스 정부의 긴축조치 이행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리스 정부가 애초 합의와는 다르게 2020년까지 부채비율을 120%까지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IMF 등 대출기관들은 그리스 정부에게 보다 많은 시간이 허용될 경우 그리스가 100억에서 500억 유로를 더 필요로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리스 정부는 또한 그리스 사회가 더 이상의 추가적인 긴축조치를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경제는 올해 약 7% 줄어들었다.
유로존 가입국 중 많은 국가들도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원하지 않아 그리스 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핀란드와 같은 국가는 그리스 지원에 IMF 참여를 전제하고 있어 IMF의 구제금융이 중단될 경우 그리스는 추가적인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압박하는 의견도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독일 기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사당(CSU)의 알렉산더 도브리트 사무총장은 21일 그리스가 드라크마 사용을 위한 빠른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부문 노동자 임금, 연금 등 지출의 절반을 드라크마로 지불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히며 유로존에서의 탈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슈피겔>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유로존 가입국들에서 지배적인 견해라며 그리스 외 유로존 가입국들은 그리스로부터의 전염 위험에서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유로안정기구(ESM)의 역할에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그리스 공산당은 국가부채와 긴축조치 폐지를 위한 입법안을 발의하며 그리스 긴축조치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이끌고 있다. 그리스공산당은 17일 긴축조치가 그리스 민중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트로이카에 대한 양해각서, 부채, 과도적 프로그램, 관계 법령 일체에 대한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같은 법안은 5월 6일 선거 후 예고된 바 있다.
그러나 제1 야당인 시리자는 그리스 공산당의 발의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긴축조치에 대한 전면 거부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기금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