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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마피아가 말하는 "핵 안전성"에 '국민 안전'은 없다

[연재] 후쿠시마 대참사 1년, 일본을 주시해야 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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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주/탈핵기획연재를 시작하며...]

우리는 자본주의가 낳고 있는 수많은 국가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2011 후쿠시마는 자본주의의 수많은 국가재난 중의 하나로만 치부될 수 없는 중대한 의미를 안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란 인류가 발명해낸 최대의 가공할 만한 무기인 핵을 자본의 축적 메카니즘을 유지, 확대발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그것이 설령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참사를 일으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힘의 지배를 내포한다.

1986년 체르노빌이 원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는 인류에 대한 분명한 경고였으나 이 경고는 전 세계적으로 형성된 자본의 경쟁적인 축적논리를 압도하지 못했다. 즉 자본의 경제적 축적과 정치적 재편을 위해 원자력과 핵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논리를 압도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2011년 후쿠시마는 원전을 뛰어넘는,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핵을 뛰어넘는 사회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다시 말해 지금 시기 탈핵은 반대를 넘어 ‘극복’을 의미한다. 그 메시지에는 어떻게, 누가, 어떤 방향으로 설계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그것이 자본주의를 뛰어넘을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까지 말이다. 따라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같은 사고이지만 같은 위치에 있지 않다.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세상,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세상 속에는 원자력(핵)이 있어서는 안된다.

인간과 인간의 불평등, 부정의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부정의를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어떤 삶을 이룰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싸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핵’의 문제는 단순히 환경운동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또는 인간과 자연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뛰어넘는 미래세계를 꿈꾸고 만들고자 하는 민중들의 몫이 되고 있다. 후쿠시마는 우리에게 그런 각성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일을 당하고도 일본은 탈핵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오이 원전이 재가동의 불을 붙였다. 한국은 수명이 이미 다해 고철덩어리가 되고 있는, 그리하여 언제 시한폭탄이 될 지 모르는 고리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이명박 정부는 원자력 강대국을 꿈꾸고 있다. 시한폭탄의 불을 누가 끌 것인가, 왜 꺼야만 하는가, 과연 어떤 상태인가의 문제를 앞으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탈핵 기획연재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속에서 원자력의 극복, 이탈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들을 확인해 가기를 희망한다.

2011년 후쿠시마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핵(원전)의 실체를 몰랐을 것이다. 사실 막연히 핵은 위험하고 평화를 헤치는 것이며, 반핵은 중요한 것, 그래서 당위적인 인식 정도에 머물렀던 그간의 관성과 생각들이 확 깨지는 일대 충격이었다.

원자력이란 것의 정체가 뭔지, 병원에서 X-Ray 찍을 때만 들었던 방사능이란 게 진정 어떤 건지, 우리가 에너지의 풍요를 누리고 살고 있는 이 현실이 뭘 말하는 건지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에 놓여있다. 국가가 그동안 말해왔던 ‘친환경에너지 원자력발전’이란게 말짱 다 거짓말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른바 핵마피아들이 끊임없이 말하는 ‘안전성’에는 진정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뜻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후쿠시마 이후 비로소 확대되고 있는 탈핵운동은 그런 깨달음의 포문을 열고 있다. 그리고 탈핵운동은 핵없는 세상을 향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요구하고 있고 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폭발의 피해실태

이미 알고 있듯이 후쿠시마의 참사는 진도 9의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냉각시스템이 고장나서 생긴 핵폭발사고였다.

폭발한 원전에서 방출된 여러개의 방사능 물질 중 세슘137은 히로시마형 원폭의 168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을 대기중에 쏟아내었다. 이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은 일단 환경속에 들어오면, 오랜 세월 동안 생물체와 인간의 먹이사슬내에 축적되면서 칼륨을 흉내낸다. 그러면서 인체 전체에 골고루 퍼져 암을 일으킨다. 특히 약 75%가 근육조직에 쌓이는데, 가장 중요한 근육은 심장이다. 체르노빌 부근의 아이들 사이에 심장질환이 놀랄 만큼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해준다.

후쿠시마 핵참사로 일본 전국토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축수산물, 과자, 쌀, 분유 등에서 세슘이 검출되었고, 물도 식량도 어떤 것도 안전하게 먹을 수 없게 되었고 농업도 파괴되어 가고 있다. 경제적 피해액은 331조원에 해당한다.

당시 강제 이주된 난민은 16만명 가량이었고, 방사능 피해지역주민은 200만명에 달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방사능 피해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방사능 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건 후쿠시마 출신이라는 사회적 차별, 일종의 사회적 왕따라고 한다.


지금껏 알려진 후쿠시마 사고의 사망자는 대부분 폭발 사고 수습으로 들어간 노동자들이다.

당시 수습작업에 들어간 노동자는 약 10만명이었고, 이중 4300여명의 노동자(대부분 비정규직이다)가 작년에 사망하였다. 도쿄전력은 사망자 유족에게 입막음으로 3억엔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를 발설시에는 전액 몰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사망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죽는 것이 아닌, 작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원인은 심근경색 등이었는데 도쿄전력이 유족에게 입막음비를 건냈기 때문에 장례식도 불가능했다고 한다.

후쿠시마 사망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사능은 고선량의 방사능을 아주 가까이서 피폭되지 않는한 금방 죽지 않는다. 서서히 죽음을 예약하는 게 방사능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앞으로 10~20년간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예측된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드지가 밝혔다.

문제는 후쿠시마 4호기이다. 사라져가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은 총 7기가 있고 이중 1,2,3호기가 폭발했다. 문제는 4호기다. 작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당시 4호기가 정기점검 중에 있었기 때문에 원자로 안에 연료봉이 들어 있지 않았다.

4호기의 격납용기인 지상 4층 건물에 해당하는 높이에 있는 사용후 핵연료 풀(pool, 수조)이, 재해 이후의 큰 여진에 의해 기울어져 있고 건물도 손상되어 있다. 핵연료가 격납되지 않은채 야외에 노출된 상태로 있는 것이다. 이 풀에는 인류가 지금까지 해왔던 핵실험으로 방출된 전체 방사성 세슘에 필적하는 양의 연료, 1331개의 폐연료봉이 들어 있다고 한다. 더욱 비극적인 상황은 4호기가 있는 이 지대가 이후 강도 7의 지진이 또다시 예상되고 있다고 지질학자들이 밝혔다는 것이다.

만약 이 4호기의 풀이 붕괴된다면 내부의 냉각수가 유출될 것이고, 그러면 풀의 물은 고갈되고, 2000도에 달한 사용후 핵연료가 타버리면서 거대한 수소폭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녹색평론 2012년 5~6월호 참조)

최악의 경우, 일본 열도는 회생불가능한 상태로 괴멸할 것이며, 방사능이 북반구 전체에 퍼져나가 아메리카 대륙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인근에 있는 한반도는? 만약 4호기의 풀에서 화재가 일어난다면 더 큰 문제는 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과학이 시뮬레이션조차 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사태라고 한다.

  무너진 집터 뒤로 쓰레기 더미가 쌓여가는 가모지구 [출처: 자료사진]

따라서 문제는 풀에서 한시라도 빨리 핵연료를 꺼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작업은 전문가들 조차 어찌할 수 없는 어려운 작업이다. 지난 4월 도교전력은 손상된 원자로들로부터 2,274개의 사용후 연료봉을 제거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거가 시작될 수 있는 시점은 2013년 부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제거 완료까지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지금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1만833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이 저장되어 있다. 이 연료봉들에는 대략 3억 2700만 퀴리의 장명 방사성물질이 들어있다. 그중 1억 3300만 퀴리는 세슘 137인데, 이것은 체르노빌 사고 때 방출된 양의 85배 정도이다. 그것의 심각성은 그곳이 고도의 지진 발생 위험지대에 위치한 취약한 수조에 담겨있다는 사실이다.

세계는 지금 다시 후쿠시마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시급하고 안전한 수습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다시 전세계적 재앙이 후쿠시마로 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앞에 공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 삼천리

    제국주의 국가의 석유 약탈로 수많은 민중이 죽어가고 세계 4위 원유 수입국 올가미에 걸려있는 남한 우중 나부랭이들이 탈원전을 외치고 있군요.
    방사능으로 죽는 사람보다 석유 약탈로 죽는 사람이 더 많고 원자력 발전소 건설하려면 미제한테 허락 맡는 주제에 개소리는 그만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