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현대차 사내하청업체에서 해고된 뒤 7년 동안 부당해고구제소송을 벌여 23일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은 최병승 해고자를 만났다.

최병승씨는 대법원 최종 판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미안하고 화가 난다"고 답했다.

최병승씨는 "2003년 비정규직노동조합을 결성하고나서 지금까지 류기혁 열사가 자결했고, 두 명이 분신했다. 울산공장에서만 160명이 넘게 해고됐고 1000명 넘는 조합원들이 징계를 받았다"며 "이번 대법 승소는 비정규직 조합원 모두의 투쟁으로 따낸 것인데 나 혼자만 이긴 것처럼 돼 미안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난 상황에서도 현대차가 사과 논평 하나 없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최병승씨는 "이번 판결은 제조업 사내하도급 사용이 불법이므로 사내하청노동자를 하루라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라며 "제조업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대법원 최종 판결로 앞으로 이어질 각종 재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잇따를 것"이라며 "금속노조 사업장에서부터 사내하도급 제도 철폐 투쟁을 벌여내고 전체 제조업 사업장으로 확산시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3월 해고돼 지난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으로 수배중인 최병승씨는 대법원 최종 판결과 현대차 단체협약에 따라 8년 전 일했던 현대차 울산1공장 46반 공정에 정규직으로 원직복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