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스라엘이 정착촌 1,100가구 증설 계획을 밝히며 안하무인한 맞수를 뒀다. 23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엔에 가입국 인정을 진정한 지 5일만이다. 오바마는 거부 입장에 이어 진정이 무산되도록 가입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에 기고한 빌 반 아우켄(Bill Van Auken )은 팔레스타인이 유엔 가입국이 되어도 민중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단지 노동자들과 억압받는 이들에 의한 투쟁에 답이 있다고 본다. 계급 그리고 반제국주의 문맥에서 짚은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국 진정에 관한 그의 논의를 살펴본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23일 유엔총회에서 감동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설의 주제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인정을 위한 진정에 관한 것이었다.
압바스 수반은 연설에서 이스라엘 점령이 팔레스타인에 얼마나 많은 죽음, 파괴 그리고 굴욕을 가져왔는지 말했다. 지난 60년간 팔레스타인의 경험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외무장관에 의해 대표한 많은 정부들이, 무엇보다 아랍국가들이 이 연설에 참여했다.
열광적인 반응은 오히려 워싱턴에 대한 적의에서 표출된 듯하다. 미국은 이미 팔레스타인 가입국 승인을 저지하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안전보장이사회 가입국이 승인안을 거부하도록 파렴치한 협박과 위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포르투갈이 찬성한다면 위기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이 국가에 자금 지급을 정지하겠다고 협박했다.
미국의 이러한 위선과 따돌림은 워싱턴이 애초 유엔에 보내고자 했던 성명과 모순된다. 애초 목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리비아에 맞선 미국과 나토 전쟁을 유엔이 후원한 다자주의의 승리로서 그리고 "아랍의 봄"을 위한 진전된 사례로 묘사하는 것이었다.
오바마가 총회 연설에서 두 지점에 대해 발언하기는 했으나,그는 유엔이 팔레스타인 의제에 압도돼 있다는 것을 체념하며 인정해야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에 대한 위싱턴의 조건없는 지지는 이 지역에서의 미국 제국주의 정책과 긴밀하다. 이 기조는 가장 확연하게 산유국인 리비아에 대한 전쟁에서 표현된다. 이러한 "아랍의 봄"에 대해서는, 오바마정부가 이스라엘과 함께 지난 달까지 그들의 동맹인, 이집트 무바라크 그리고 튀니지의 벤 알리가 권좌를 지키도록 안간힘을 썼다는 점을 얘기해야 한다. 지금 이들은 이 두 국가에서 제국주의 이해를 방어하고 노동자들과 청소년들의 혁명적 운동을 억누르기 위해 경주 중이다.
위장수단이었던 "평화정착"의 실패
왜 오바마정부는 유엔 인정에 대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청원을 막기 위해 그렇게 분주한 것일까? 공식적인 이유는 이 "일면적인" 행동이 평화정착 기반을 파괴하고 합의를 위한 자칭 유일한 길인 "쌍방의" 대화를 침해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 "평화정착"이란 낱말 맞추기는 이미 20년 동안 지연돼 왔다. 그것은 현재까지 평화로도, 팔레스타인의 요구 해결로도 귀결되지 않았다. 대신 그것은 점령된 웨스트 뱅크와 예루살렘 동부 지역에서 점점 더 확대되는 통제를 위한 위장 수단이었다. 지난 10년 동안에만 시오니즘적인 정착민의 수는 두 배로 증가했다. 동시에 군대의 검문소와 단지 유대인만이 다닐 수 있는 보안도로가 설치됐다. 이 때문에 점령 아래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국가의 현존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불가능했다.
유엔으로의 발걸음은 미국에 의해 중재된 "평화정착"이 실패했다는 암묵적인 합의를 말한다. 그러나 압바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부르주아적 지도자 또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오히려 유엔이 어떤 식으로든 다시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퍼트리고 있다.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가입국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대중들의 삶의 조건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유엔이 지난 50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결정했던 수많은 다른 사례와 마찬가지로 나타날 것이다. 가입국 인정은 이스라엘 점령과 공격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15십만 팔레스타인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압바스 자치정부, 이집트, 튀니지 몰락 정권들과 다르지 않아
압바스와 자치정부 지도자들은 소위 그들이 대표하는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신임을 얻기 위해 유엔에게 도움을 청했다. 많은 면에서 자치정부는 이집트, 튀니지에서 대중에 의해 몰락한 정권들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 그들은 선출되지 않았고 포고로 지배하며 미국에 의해 재정 지원되는 거대한 경찰기구를 관리한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노동자와 억눌린 이들의 이해가 아닌 정부 간부 그리고 외국으로부터의 보조금과 부패로 부유하게 된 상인들로 구성된 작은 계층을 대변한다.
<알자지라>는 올해 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10년간 진행된 대화 기록인 "팔레스타인 문서"를 공개했다. 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완전히 포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실제로 디아스포라로부터의 회귀에 대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권리를 포기했으며, 예루살렘 동부 전체 대부분을 포기했고 이미 "유대의 국가"로서 이스라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인종적인 숙청에 가담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거부, 시오니즘적 로비스트와 중동 개입, 협상에 대한 독점권 때문
워싱턴의 고집은 기본적으로 2012년 선거 전망과 관련하여 - 권력자이자 자본력을 가진 시오니즘적 로비스트들을 위한 완곡한 표현인 - 유대인 유권자들에 대한 고려와 함께 설명돼야 한다. 이는 미국 유대인들의 다수도 이스라엘의 다수도 아닌 이스라엘 정권의 극우를 대표할 뿐이다. 의심없이 미국 및 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같은 조직들은 미국에서 양정당 정책에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훨씬 더 기본적이며 잠재돼 있는 이해 관계가 존재한다. 이스라엘은 반세기 동안 중동에 대한 제국주의적 개입을 위한 거점으로 기여했다. 1978년 이스라엘의 매나 헴 베긴과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는 캠프데이비드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중동에 관한 미국의 이해 관철을 위한 수단을 포함하는 "평화협상"에 자칭 "진실한 중재자"의 역할을 미국에 부여한 기초이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인정에 관한 유엔 표결을 거부했다. 무엇보다도 이른바 "평화정착"에 관한 그들의 독점권을 가지고자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제국주의와 석유 재벌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최근 리비아에 전투기와 용병을 투입시킨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한 평화협상이 실패했다며, 그 자신의 프랑스적인 해결을 관철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지위에 대한 토론을 이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지위에 관한 토론은 한편에선 자치정부의 지배 당파에 의해, 한편에선 제국주의적 책략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 이는 어떠한 면에서도 팔레스타인 대중에 의한 민주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요구에 기여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 혁명적인 투쟁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이미 튀니지 그리고 이집트에서 대중봉기를 이끌었던 세계자본주의의 해결될 수 없는 이 위기는 이제 이스라엘 그리고 점령된 팔레스타인에서 점증하는 소요를 부르고 있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에서 보다 나은 사회적 조건을 위해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거대한 집회들에서 표현된 바 있다. 결정적인 질문은 아랍 그리고 유대의 노동자들이 공동의 사회주의적 그리고 국제주의적 정책에 대해 단결하고, 중동의 사회주의적 연합과 세계 자본주의 종식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원문]http://www.wsws.org/de/2011/sep2011/uno-s28.shtml
[영문]http://www.wsws.org/articles/2011/sep2011/pers-s24.shtml
[원제]Palestine and the UN: The dead-end of the "peace process"
[번역]정은희(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