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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 G20 앞두고 향린교회 농성 돌입

“이주노동자 운동 죽지 않았다는 것 정부가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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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G20을 앞두고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추방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명동에 위치한 향린교회에서 농성투쟁 발족식을 열고 “이주노동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단속추방을 중단하라”며 본격적인 농성투쟁을 선포했다.


이번 이주노조 농성은 지난 2002년이나 2003년 명동성당 농성투쟁이나 2005년 국가인권위 농성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G20을 앞두고도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목숨을 걸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농성이다. 이주노동자 농성단은 8월말까지 농성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번 농성 투쟁을 함께 계획한 이주노조 조합원 A씨는 “이주노동자 운동초기엔 힘차게 투쟁을 벌여온 많은 이주노동자가 참여했지만 지금은 이주노조가 많이 약해 졌다. 정부의 집중 단속으로 대부분 동지들이 추방돼서 본국으로 돌아갔다”면서 “우리 이주노동자 운동이 약해진 것은 정부의 단속도 심했지만 명동성당 투쟁 당시 고용허가제를 막지 못해 많은 노동자가 합법화 못되고 전투적인 활동가들이 투쟁하다 추방됐다”고 평가했다. A씨는 “이번 농성은 그때와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많지 않아 농성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지금 농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한국 사회에 우리 운동이 죽지 않고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정부가 이주노동자에게 얼마나 악의 적인지 알고 있어 농성을 결심했다. 이주노동자가 계속 착취당하고 있는데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이번 투쟁의 의미를 밝혔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11월에 G20을 한다는데 정부가 초청국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에게 단결의 자유와 기본권을 국내에서 부터 실천할 때 자격이 있다”며 “이번 농성으로 G20을 앞둔 이주노동자 단속이 비인도적 탄압으로 노동자를 억압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폭로하고 이주농성이 전 세계에 희망이 되길 바란다. 민주노총도 함께 투쟁하겠다”고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버마 민주화 투쟁을 지원하는 버마 행동의 B씨는 “2003년에도 인간답게 살기위한 투쟁을 하다 동지들이 많이 추방 됐지만 아직 인간답게 살기위해 노력하는 이주 동지들이 많다”며 “예전처럼 사람이 많지 않지만 서운해 할 필요 없다. 우리 옆에 다 같이 있다”고 격려했다.

B씨는 “얼마 전 법무부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는 게 미얀마행동이 버마인 위해 일을 하지 왜 이주민을 위해 일을 하냐고 묻자 저는 이주민들이 월급도 못 받고 폭행당하고 손발이 잘리는데도 당신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우리가 나선 것이라고 했다”며 “고장 난 집을 수리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B씨는 “법무부는 버마행동에게 왜 한국정부를 반대하느냐고 해서 우리가 무슨 한국정부를 반대했느냐고 했더니 3년전 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사고로 죽은 일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NGO와 함께 항의 서명한 것을 예로 들었다.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을 정부에 대한 반대라고 해서 놀라웠다. 우리는 버마 민주화 활동가가 아닌 민주화 활동가고, 버마 인권 활동가가 아닌 인권활동가다. 민주주의가 없고 인권침해를 하는 어느 정부와도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더 인간답게 살기위해 더 강하게 연대해야한다“고 밝혔다.

11년간 한국에서 일하다 지금은 국제 필리핀 이주노동자에서 조직활동가로 아시아태평양 이주민 단체 국제회의에 참가하러 온 게리씨도 연대의 말을 전했다. 게리씨는 “이곳에서 10여 년 간 살았고 명동성당 진압 때와 광화문에서 집회를 진압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기억한다. 끝까지 힘 빠지지 말고 계속 투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이주연대에서 온 애니 씨는 “경제위기하에서 많은 정부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범죄화 하고 있다. 경제 위기의 원인은 이주노동자 때문이 아닌데도 그 손해를 이주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본국에 송금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본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국제이주연대도 함께 연대하겠다”며 본국에 송금 안보내기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 운동을 오랫동안 전개해 온 C씨는 “정부는 우리를 약화 시키려고 미등록과 등록을 분리시키고 미등록을 추방했다”며 “우리 힘이 작더라도 단결해서 우리 권리를 찾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범죄자도 아니고 한국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우리를 쓰다버리는 1회용 젓가락으로 취급하지 말고 잘못된 노동정책을 바꿔 이주노동자가 잘 살수 있게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이주노조 중부지부장 D씨는 “정부는 우리를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고 심하게 단속을 하고 있다.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일하러 온 것이 그렇게 잘못이냐”고 정부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