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협력업체 6백여 곳으로 구성된 협동회 채권단이 내일(5일) 조기 파산신청을 내기로 합의했다. 3일 오후 20여 명의 대표 회원사 사장이 모여 긴급비상회의를 연 협동회 채권단은 5일 파산신청에 대한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최병훈 쌍용자동차협동회 채권단 사무총장은 4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일(5일) 오후 4시에 파산신청을 냄과 동시에 조기파산 신청 방법에 대한 것은 사측과 법원에 긴밀히 협조해서 파산을 조기에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병훈 사무총장은 "쌍용차의 담보권은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2천5백억 원밖에 없지만 토지나 건물, 기타 기계의 자산가액이 1조 원이 넘는다"며 "우량 자산만을 취사선택해서 새로운 경영진에게 넘긴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새 주인이 나타난다면 "우리의 채권 모든 것을 출자 전환해 경영권 인수하는 분들의 부담을 덜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신차가 없고 브랜드 가치가 낮으며 대외신인도가 떨어져 제3자 매각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선 "쌍용차의 역사와 디자인 능력 및 설계능력, 그리고 상하이자동차에서 경영권을 인수했던 것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매각 전망이 밝다면서 왜 굳이 파산신청을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 사무총장은 "쌍용차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라며 "현재 갖고 있는 노사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 쌍용차를 파산시켜 깨끗하게 새로운 구매자가 경영하는데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것이 미래가 있다"고 노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또 파산신청 시 직원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선 "새롭게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최 사무총장은 "저희 채권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현재로선 30% 정도밖에 안되고 어차피 회사가 더 살아서 경영을 계속하는 게 유리하므로 출자전환을 해서라도 쌍용차가 잘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지만 "지금의 노사구조 속에서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새로 태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노사 협상 상황을 봐 가면서 조기파산 신청을 늦출 의향은 전혀 없다"고 못박으며 쌍용차노조를 향해 "지금이라도 농성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면 협력업체에서라도 나서서 최대한 고용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