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하철연맹 올해 본조직 건설하려 했으나...
서울지하철노조, 서울도시철도노조 등을 주축으로 지하철 관련 6개 노조들이 추진하던 민주노총 탈퇴 및 전국지하철연맹 건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지하철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전국지하철연맹 건설 추진 건이 부결된 것에 이어 서울도시철도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된 것.
이들은 지난 5월에 전국지하철연맹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하원준 서울도시철도노조 위원장을 상임준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오는 9월 조합원 총투표 동시 실시를 통해 본조직을 발족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대의원대회 부결에 상임준비위원장은 선거 대패
서울지하철노조 현 지도부는 지난 17일 22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9호 의안으로 ‘전국지하철연맹 건설 추진의 건’을 상정했으나 95명의 대의원 중 85명의 대의원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되었다.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오는 9월 2~4일 민주노총 탈퇴와 전국지하철연맹 결성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강행한다는 계획이지만 대다수 대의원의 반대에서 드러났듯 힘 있는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탈퇴를 반대하고 있는 허인 후보가 서울도시철도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큰 표 차로 당선된 것도 전국지하철연맹 추진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전국지하철연맹 상임준비위원장인 하원준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작은 수의 표를 받아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허인 위원장 당선자는 민주노총의 산별노조 건설 지침에 따라 지하철 노조 산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허인 당선자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지하철 노동조합들의 통합을 1단계로 해 산별노조를 건설할 것”이라며 “전국지하철연맹 추진 세력과 가장 큰 차이는 민주노총과 함께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이미 지난 3월 “노동자운동이 정권의 탄압과 내부적 어려움으로 위기를 겪는 틈을 이용해 민주노조 운동을 허물고자 하는 시도”라며 전국지하철연맹 구성에 반기를 든 바 있다.
“지하철 노동자들 투항이 아니라 저항”
지하철 노조의 지도부 선에서 추진해 왔던 전국지하철연맹 추진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주노총에 대한 공격 등 반 노동자 정책에 조합원들이 스스로 반기를 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공공운수연맹은 허인 후보 당선에 성명을 내고 “도시철도 노동자의 선택은 투항이 아닌 저항이었다”며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선진화, 민주노총 죽이기 정책이 현장의 조합원에게 큰 반발을 불러온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