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연봉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사가 이사회 개최 이전에 입사한 신규직원에게 연봉제를 소급적용 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철도공사는 지난 달 11일 철도대학 졸업등 특별채용으로 8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면서 연봉제 적용에 관한 ‘동의서’를 받았다. 11일 입사한 신규직원들은 입사 당시에는 호봉제로 임금을 받다가 이사회 의결 뒤엔 연봉제로 임금을 받았다. 임금 역시 입사 당시보다 7.7% 삭감됐다.
공사 관계자는 “연봉제 등 보수규정 개정은 지난 2월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됐고 공사도 규정개정에 대해 누차 언급해왔다. 신입사원도 ‘연봉제 임금체계, 5월 가지급분에 대한 정산' 등에 대한 정확한 내용 숙지가 이루어진 후 동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연봉제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철도노조는 유니온샵으로 신규입사자는 바로 조합원이 된다. 이번 신규직원들은 보수규정 변경으로 연봉제 적용을 받지만 호봉을 기본 보수규정으로 하고 있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충돌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33조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삼았다. 단체협약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백남희 철도노조 선전국장은 “신규직원들은 이사회 의결 전에 조합원이 된 사람들이라 개별동의서를 받아 임금을 삭감하고 연봉제를 적용한 것은 단체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로 법적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백남희 국장은 “노조 위원장이 현장순회를 할 때 신규 입사자 한 명이 ‘동의서 작성시 사전 설명없이 일방적으로 싸인하라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사 주장과 달리 내용숙지도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철도공사는 동의서가 내부문건이기 때문에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철도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가 받은 동의서는 △2월 25일 이후에 입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보수 통례규정이 재개정 중인만큼 신규직원은 재개정된 규정에 의해 적용 △5월 임금은 원래 보수규정(호봉제)에 따라 우선 가지급하고, 28일(의사회 의결) 이후에는 연봉제를 적용해 초과해서 받은 임금은 6월 임금에서 원천징수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