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박모 지회장이 29일 새벽 최근 재벌그룹의 노조탄압에 맞서 투쟁중인 대한통운택배분회의 투쟁이 답보상태인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더 힘있는 연대투쟁을 호소하는 글을 노조사무실에 써놓고 잠적했다. 박 지회장은 하루뒤 30일 0시께 자신이 활동해온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홈페이지에 연대투쟁 호소와 함께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박 지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 바쳐야지요”, “길거리로 내몰린 동지들이 정정당당하게 회사에 들어가 우렁찬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박 지회장의 가족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뒤 30일 오후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극단적 선택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박 지회장이 소속된 화물연대와 공공운수연맹도 1일 오후 노동절 대회장소 부근에서 수십명이 흩어져 박 지회장을 찾았다.
박 지회장과 함께 투쟁해왔던 화물연대 이모 지부장도 30일 밤 운수노조 홈페이지에 ‘박00 동지 함께합시다.-극단적인 결정은 마시기를’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박 지회장에게 극단적 선택을 자제하고 가족들에게 연락하기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지부장은 박 지회장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로 1시간 간격으로 전화하고 있지만 1일 밤 10시까지 통화가 되지 않아 안타까워 하고 있다.
박 지회장은 화물연대 간부로 지난 2006년 일지테크 원직복직투쟁과 광주삼성전자 파업 등 여러 투쟁에 적극 결합해 헌신적으로 활동해왔다. 실종의 계기가 된 대한통운택배분회의 투쟁은 40일을 넘겼지만 사업주인 금호그룹의 노조탄압으로 합의한 교섭내용마저 번복되고 여러 조합원이 해고되는 등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화물연대 한 지부장이 박 지회장에게 극단적 선택의 자제를 호소하면서 운수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