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전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이 3대 거대 보수신문 조중동의 방송산업 진출이 곧 대기업의 방송진출과 동의어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은 세 신문이 한국의 재벌그룹과 혼맥 관계로 묶여 있기 때문에 거대신문의 방송진출을 대기업 방송진출과 분리하려는 여당의 미디어법안은 속임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조·중·동 방송 왜 안 되나>라는 주제로 20일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 사회는 재벌과 족벌신문 사주가 혼맥으로 묶인 '수구반동복합체'가 정부 여당과 연결돼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능가하는 정도"라고 규정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새언론포럼 등 11개 언론시민단체가 'MB정권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진행하는 두 번째 토론으로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회관 4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발제를 맡은 신 위원은 족벌신문의 방송 진출을 막아야 하는 이유를 48가지나 꼽으면서 "한나라당 최고위층과 재벌, 족벌언론 사주들이 결혼으로 이중삼중 연결돼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소개했다.
신 위원이 소개한 혼맥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삼성과 중앙일보, 정치인 사이의 혼맥의 경우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의 장인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이고 김 사장의 동생 김재열씨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사위로 삼성계열사인 제일모직 상무로 일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조카 이재현씨는 홈쇼핑 등에서 출발해 최근엔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준비하며 미디어그룹 변모하고 있는 CJ의 회장이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 방준오씨의 부인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딸이고 허 회장의 아들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외동딸 홍정현씨 남편으로, 방상훈·홍석현 회장은 허광수 회장을 매개로 사돈관계가 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혼맥으로 연결돼 있다.
신 위원은 "대통령이 재벌과 만나 국가 정책이란 이름으로 결정하고 이를 족벌언론이 크게 보도하는 것은 바로 자신과 가족과 사돈들의 이해와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신 위원은 "최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미디어법안 협상과정에서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진출은 금지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협상용일뿐 실제로 한국의 재벌은 조중동과 혼맥으로 연결돼 무의미한 선언"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온 원용진 서강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일본이 우경화 된 배경으로 자민당과 신문, 재벌의 삼각동맹을 지적했다. 원 교수는 "일본에선 1950년대 중반 이후 자민당과 신문, 재벌이 삼각동맹으로 우경화된 과정 속에 '신문과 방송 겸영'이 있었던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해승 지역방송협의회 사무국장은(청주MBC 기자)는 "신방 겸영이 이뤄지면 접근하기 쉬운 지역방송 몫의 광고를 우선 빼오면서 확장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언론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안경숙 미디어오늘 신문팀장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6월 미디어법 통과에 따른 방송진출을 위해 꾸준히 방송을 위한 내부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