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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I 정식참여 발표 연기, 걸림돌 만났나

중국 대사 "상황 복잡한 걸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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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파괴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발표시점이 연기된 배경에 관측이 무성하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태영 대변인은 16일 "PSI 정식 참여 입장이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정책 혼선이 있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애초 14, 15일께 정부가 PSI 전면참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발로 15일 오전 10시 발표설도 있었다.

그러나 문태영 대변인은 15일 오후 기자실에 들러 "오늘 아침에 관계부처 장관들끼리 또 다시 협의했고 대통령도 잠깐 있다가 갔는데, 조금 시기를 조절하기로 했다"면서 "금주 말까지는 (발표)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까지 참석했다는 대목에서 사안의 중대성은 짐작할 수 있다.

문태영 대변인은 또 "관련국들에게 통보해야 하고 그 쪽에서도 반응이 와야" 한다며 관계국들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관계국과 조율 안돼...남북관계 부담, 관측만 무성

중국과 러시아 등의 동의가 PSI 참여의 조건은 아니지만, 6자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와 조율하는 작업은 불가피하다. 정부가 배경 설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등 6자 회담 참가국과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관측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청융화(程永華) 주한 중국대사는 15일 한 강연에서 한국의 PSI참여에 대한 견해를 묻자 "형세가 이미 너무 복잡하고 중국은 더 복잡하게 만들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6자 회담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오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우선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에 북한 외무성이 14일 6자회담 탈퇴와 핵 억제력 강화로 대응하고 나선 상황이 부담이 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달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PSI 정식 참여는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선포했다.

PSI 정식 참여에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15일이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라는 점도 이날 발표를 하지 않은데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도 있다.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남측 현대아산 유모 씨의 상황도 부담이다. 상황의 성격과 해결의 방식은 다르지만, 유모 씨에 대한 전권이 북측에 있는 상황에서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조치가 남한에서 취해진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PSI 참여와 남북긴장은 별개의 사안"

PSI 정식참여가 남북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15일 늦은 오후 외교통상부에서는 'PSI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라는 자료를 내고 "PSI 취지 및 활동이 마치 남북긴장을 불러오는 것처럼 곡해되었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PSI는 특정 국가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량파괴무기 및 운반수단의 불법적인 거래에 관련되는 국가나 개인이라면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PSI가 북한을 대상으로 한다는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PSI 가입과 남북한 무력충돌 가능성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