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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경민 앵커 교체 강행

김미화씨는 교체하지 않기로...기자회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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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부터 앵커 교체 움직임에 반발해 제작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MBC 기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MBC는 13일 오전 엄기영 사장, 김세영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회의를 열어 신경민 앵커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인 김미화씨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엄기영 “신경민 교체, 정치적 압력 아냐”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 결정과 관련해 엄기영 MBC 사장은 “뉴스데스크 앵커는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엄 사장은 13일 오전 10시25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후임 앵커는 이 기준에 비춰 최선의 선택이 이뤄지도록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발토록 하겠다”며 “구성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화씨를 교체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내부인력 기용 차원에서 교체여부를 검토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이번 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신경민 앵커 교체에 반대하며 제작거부를 하고 있는 기자들의 행동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일부 사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공영성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회사가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회사 측에 일방적 수용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MBC 기자회와 라디오본부 PD들은 오전 10시30분 총회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엄기영 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공정방송협의회에서 “진행자 교체여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해 월요일(13일)까지 경영진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은 엄기영 사장의 담화문 전문이다.(송선영 기자)

담화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MBC 사원 여러분!

최근 방송 구조 개편 논의와 유례없는 경영 위기로 우리에게는 생존을 위해 시시각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봄 개편과 함께 프로그램 경쟁력과 공익성을 높여야 하는 일은 무엇보다 무거운 과제입니다.

이 같은 시기에 뉴스데스크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문제로 제작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일부 사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공영성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회사 측에 일방적 수용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MBC 사원 여러분!

최근 일련의 회사 정책 결정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의견 분출은 정당한 내부 소통을 넘어 조직의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MBC의 경영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진행자 문제에 관해서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먼저 뉴스데스크 앵커는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경영진과 사원 간에, 구성원 내부에서 일부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염원하는 공영방송 MBC의 궁극적인 목표는 보다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입니다.

후임 앵커는 이 기준에 비춰 최선의 선택이 이뤄지도록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발토록 하겠습니다. 구성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라디오 진행자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부인력 기용 차원에서 교체여부를 검토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이번 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MBC 사원 여러분!

봄 개편을 앞두고 검토해온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해 회사는 다각도로 판단하여 고심 어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 방송 정상화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제작 거부에 들어갔던 사원들은 방송 현장으로 복귀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MBC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 좋은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도록 합시다.

2009. 4. 13.

문 화 방 송 사 장 엄 기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