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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해고 명지대, 행정보조원도 스트레스 사직

인수인계 없이 행정보조원 전환, 교수·학생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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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학생, 교수, 행정보조원은 지난 3월 2일 개강과 더불어 진행된 학과사무실 통폐합 과정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명지대학교는 지난해 8월과 올 2월 학과 사무실을 통폐합하고 학과 사무실 등에서 일했던 비정규직 행정 조교를 대거 해고했다. 학교는 그 뒤 1년 계약직 행정보조원을 채용했다.

그러나 일부 행정보조원들이 학교 안팎의 혼란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사직하기도 했다.

명지대 계약직 행정보조원 그만둔 H씨

지난해 9월부터 행정조교가 해고된 자리에서 일하다 3월부터 행정보조원으로 전환해 일해오던 H씨는 지난달 24일 사직했다. 오는 9월까지 일 할 수 있고 1년에 한해서 재계약이 가능했지만 학교의 일방적 조교 해고로 늘어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컸기 때문이다.

H씨는 지난달 2일 개강을 앞두고 자신이 속해 있던 A학과에서 다른 학과 업무를 하는 통합행정지원실로 배치됐다. 자신이 일하던 학과를 포함해 3개 학과를 통합하고 3명이던 조교를 2명의 행정보조원으로 줄였다. 그 결과 H씨는 B학과 업무를 전담하는 행정실로 배치됐다. H씨는 이런 사실을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2월 말에야 알았다.

문제는 명지대가 기존 조교를 해고하고 무리하게 행정보조원으로 전환하다 보니 업무 공백이 생겼다. H씨 역시 2월 말에 업무 재배치 통보를 받고 3월 2일부터 바로 새 행정실에서 근무를 하면서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야근까지 해가며 업무파악을 하려 했지만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들의 불만을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없었다.

H씨는 “학사일정에 따른 업무가 학과마다 다르고 교과과정도 다른데다 B학과는 자체로 하던 일이 많아 당장 인수인계도 없이 개강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H씨는 “3명이 할 일을 2명이 해야 했고 직원 한 분이 팀장으로 있지만 실무는 안 하시고 결제만 하는 상황에서 혼란이 와 학생들, 행정보조원 모두 힘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H씨는 “교수님들도 체계적인 학사업무 배당이 되지 않자 누구에게 일을 맡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힘들어 하셨다”고 덧붙였다. H씨가 배치된 B학과는 커리큘럼이 많이 바뀌어 수상신청이 매우 복잡한 학과라 수강신청을 잘 설명해 주지 못해 학생들의 불만이 자주 터져 나왔다고 한다.

게시판에 문제제기한 학생 집에 전화, 인적사항 공개

B학과는 특정 수업에 못 들어 가면 정해진 기간내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있어 심각성이 더 했다.

실제 B학과 졸업학년이던 Y씨는 이러한 불만을 학교 자유게시판인 명지광장에 올렸다가 학교 담당 교직원에게 매우 불쾌한 당했다. 담당 교직원이 온라인으로 답변하면서 Y씨의 학과, 동아리 이름을 학교 자유 게시판에 전부 공개한 것이다. Y씨는 실제 자신의 동아리 후배 두 명이 한 학점 때문에 졸업하지 못하는 걸 보고 수강신청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Y씨는 “수강신청을 잘못하면 졸업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자세한 얘길 들어야 했는데 행정보조원은 잘 몰라 교학과에 가보라 하고 교학과에 가면 행정지원실에 가보라고 했다”고 답답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파업 중인 행정조교를 우연히 만나 답답함을 해결하고 학교가 추진 중인 동아리 규제 문제도 있어 학교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답글 뿐만 아니라 Y씨의 집에까지 전화해 부모님과 직접 통화까지 했다. Y씨는 “게시판에 제 인적사항을 남기지도 않았는데 동아리 실명과 제 학과를 공개하고, 제가 20대 후반인데 부모님에게 전화까지 해 매우 불쾌했다”고 밝혔다.

행정보조원을 그만둔 H씨는 “게시판에 학생들의 불만이 표출되면 학생 복지팀에서 전화해서 팀장에게 얘기가 들어오고, 학생들의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도 해줄 수 없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