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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통행제한 北 의도는

전문가 "개성공단은 완충지대. 포기하진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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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통행차단 조치로 지난 13-14일 개성공단의 준 억류 상태가 종결됐다. 그러나 공단 관계자의 방북 및 원부자재 공급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다.

이종주 통일부 홍보담당관은 "북측이 오늘(16일) 오전 9시20분 서해지구 군사실무책임자 명의로 남측 책임자에게 오늘 입경(귀환)에 대해 인원과 차량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허용한다는 동의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지난 13일 미복귀자를 포함해 236명, 오후 4시에 14일 미복귀자 등 202명, 오후 5시 15명 등 총 453명(차량 200대)이 복귀하게 됐다. 이들이 복귀하면 개성공단에는남은 남한측 체류인원은 272명이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 출경(방북) 예정자 655명에 대해서는 동의통보를 해오지 않았다. 방북길은 계속 차단된다.

북한은 지난 9일에도 1차로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가 다음 날 정상화했다. 이어 13일에도 통행을 중단했다.

인공위성이라는 왜 자꾸 미사일이라고 하나

북측이 1차로 개성공단을 차단했다가 하루만에 통행을 재개하자 당시 언론들은 북측에서 개성공단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제와 정치를 분리한 접근 방식으로 이해했다. 남북긴장관계에서도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대한 2차 통행제한 조치가 북측의 이번 조치가 남측 정부에게 어떤 메시지를 가진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명박 정부를 계속 압박하면서 전면적인 정책전환을 하든지, 개성공단을 포기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개성공단 카드를 내세워 남측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가 대남 압박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미국에서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도, 한국 측에서 '호전적' 태도를 접지 않는다는 점이 북측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박영자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지역연구소 연구교수는 "미국은 갈등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위성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호전적 태도를 취했다"며, 이것이 북한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space-launch vehicle)"라고 말한데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북한이 발사하려고 하는 것은 미사일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희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씨 등을 만난 시점도 묘했다. 정부는 김현희와 납치 피해자와의 만남을 '중개'했다고 표현했다. 남북 갈등과 위성 발사체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이었다.

개성공단은 완충지대...北 포기이유 없어

그러나 북측에서는 여전히 개성공단을 포기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 우선 전면적인 통행제한이 아니라, '억류'로 표현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모면하면서 남한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제한적 통행제한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박영자 교수는 "개성공단이 남북관계를 견제, 또는 대립을 완화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남북 양측 모두 개성공단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봤다.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에 대해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에 대해서 일반적은 국제사회문제와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데만 집착했지, 한반도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기와 위험성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