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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비정규직 함께 위기 이겨내야"

[인터뷰] 한상균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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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11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조합원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긴급자금’투입을 산업은행에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18일에도 산업은행에 ‘긴급자금’투입을 요구했지만 조합원이 모여 집회를 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쌍용차는 작년 12월 17일부터 31일까지 휴업에 들어가면서 자금유동성 위기를 드러냈다. 결국 쌍용차는 1월 9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2월 6일부터 본격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노조는 긴급자금 투입을 통해 신차개발 및 현대화 공사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명분만 쌓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 포함한 총고용보장 원칙 확실하다”

이날 집회에서 한상균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비정규직과 함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4대 보험료가 아깝다고 해고하는 게 말이 되냐”는 말로 대회사를 시작했다. 쌍용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희망퇴직에 이어 지난 9일 정리해고 통지서를 받아야 했다.

한상균 지부장에게 비정규직에 대한 입장에 대해 묻자 “처음부터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할 생각이 없었다. 현장(정규직 조합원)의 저항이 만만치 않지만 넘어야할 산이다. 봉변을 당해도 정규직, 비정규직 총고용보장이라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가 비정규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제시할 것이다”고 답했다.

한상균 씨는 작년 12월 5일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그가 당선되고 첫 번째로 한 일이 천막농성이었다. 회사가 노조 임원선거 시기에 복지혜택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집행부 인수인계 및 상임집행위원회 인선을 하지 못한 채 들어간 농성이다. 농성은 지금까지 이어져 한상균 지부장은 당선 후 단 4일만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정리해고 시작되면 타협없다”

한상균 지부장은 “사익자본의 하수인들이 노사관계 파행을 위해 노조를 강성으로 튀게 해 밟는 꼼수를 썼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감지를 했고 힘을 비축해야 한다는 금속노조의 지침도 있어 법의 테두리에서 해결했다. 회사 예상보다 반템포 빠르게 움직여 선공을 쳤다. 노사관계 기본은 배려와 신뢰인데 사측의 일방통행을 인정할 노조는 없다”고 그간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강성’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강성노조는 보수언론이 노조를 매도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또한 운동의 원칙이 하나도 지켜지지 못하는 데 대한민국에 강성노조가 어디 있냐”고 답했다.

노조 운영방침에 대해서는 “부도회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자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감내할 것은 감내할 것이다. 공청회든 정책대결이든 경제주체들과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총고용이 보장돼야 한다. 정리해고가 시작된다면 타협의 여지는 없다”고 했다.

“답은 현장에 있다”

유연하게 노조를 운영해도 총고용보장이라는 원칙은 지키겠다는 그였지만 부도상태의 사업장이자 완성차 노조의 수장으로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2004년 말 상하이자동차에 쌍용차가 매각되면서 쌍용차 노동자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06년 옥쇄파업을 하며 정리해고를 저지했지만 천여 명의 노동자(비정규직 포함)가 희망퇴직하고 말았다. 그 해 6월에는 급식업체 선정과정 비리가 밝혀지면서 당시 전, 현직 노조간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무파업 선언을 하기도 했다.

“조합주의에 매몰된 단위가 많다. 노동자살리기냐 회사살리기냐는 기로에서 일방의 힘으로 가지 않고 있다. 회사도 현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현장이 보수적 관점으로 돌아설 것이다. 투쟁의 가장 큰 발목을 잡을 것이다”

“금속노조의 지침도 있고 자주적 단체로 규약을 무시할 수도 없다. 또한 쌍용차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속노조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 우리만의 문제라면 핵심적 이야기를 비켜가지 않고 바로 갈 텐데 그럴 수 없다. 테두리를 안 볼 수 없어 곤혹스러운 부분이 있다. 고민이 하나 더 붙어 머리가 아프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쌍용차 지부장 한상균이 아니라 자연인 한상균으로서 노동운동에 대해 물었다.

“IMF 이후 노동운동이 이론적 정파운동으로 많이 기운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여기저기 쏟아내지만 현장을 어떻게 견인하겠다는 실천적 제기는 없다. 정파운동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공조직(노동조합) 위상을 세워가면서 다시 현장에 신뢰를 쌓아야 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