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티전자는 작년 3월 네비게이션 판매부진을 이유로 직원당 70대가량 판매를 할당했다. [출처: 금속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
순환휴직 감수해도 회사는 이전
자티전자는 3년 누적적자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1월 6일 120여 명의 직원 중 38명에게 사직을 권고했다. 평범한 사무직 노동자였던 임동석 분회장은 해고를 막기 위해 금속노조를 찾았고 상담을 시작한 지 열흘 만인 같은달 20일 노조결성 총회를 열었다.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는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2월 2일 본사를 서울 낙성대에서 인천 남동공단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노조는 교섭을 요청했고 직원 1/2 순환휴직 등을 제안해 1억 원의 인건비를 줄이는 고통분담을 제안했다. 교섭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사이 18명이 희망퇴직 했지만 노조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월 24일 회사는 교섭파기를 선언하고 다음 날 새벽 본사를 이전했다. 노조는 서울 상계동, 구리시, 분당시 등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있어 자연퇴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노조설립으로 전면적 구조조정이 어려워지자 취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 자티전자는 2월 24일 노사협의 파기선언을 한 다음 날 새벽 회사를 이전했다. [출처: 금속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
자티전자 회사 관계자는 “통근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안으로 출근할 수 있다. 순환휴직을 받을 수 없었던 것도 희망자를 확인해보니 노조가 설명한 인건비 감축이 불가능해서다. 적자를 감소시키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다. 회사축소 계획은 없지만 인원 자연감소야 회사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영 잘못해 위기 왔는데 책임은 누가?”
자티전자 노동자들은 회사의 주장을 수긍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자티전자 노동자 A씨는 “블루투스 핸즈프리로 수익이 제법 났어요. 하지만 네비게이션, 네비게이션폰에 집중투자하면서 적자로 돌아섰죠. 사장의 독단적 판단 때문이었어요. 명절선물로 참치캔 하나도 주지 않은 회사였지만 살려보겠다고 나섰는데 돌아온 건 회사이전뿐이예요”고 했다.
금속노조 남부지역지회는 자티전자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이 강제해고, 무급휴직, 휴업수당 미지급 등을 상담하기 위해 노조를 찾는다는 것. 하지만 법률안내, 개별상담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 비하면 노조를 만들어 대응하는 자티전자 노동자들이 나은 처지라는 이야기다.
구자현 금속노조 서울남부지역지회 수석부위원장은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임금을 줄이면 고용은 보장해 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자티전자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입니다. 노동자에게 양보하라고 하지만 양보할 것도 없는 이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