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다시 투표를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국민 10명 중 6명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시사저널>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 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년 만에 국민 20%가 등 돌려
오는 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년을 맞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 한다”라고 답한 국민은 30% 정도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27.5%만이 “잘 한다”라고 답했다. 못한다고 답한 국민은 58.5%로 2배가 넘었다. 올 해 초 MBC와 KBS의 여론조사에서 “잘 한다”고 답한 국민이 각 각 32.8%, 32.6%였던 것에 비교하면 채 2개월만에 5%P 가까이 떨어졌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당시 지지율 48.7%에 비하면 1년 새 20%P가 줄었다.
물론 지지도가 오른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는 36.7%에 달했다. 한나라당 부속 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도는 38.1%로 나타났다. 보수층이 많은 50대 이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0.8%에 달했다. 같은 조사에서 2, 30대의 지지율은 50대의 절반에 그쳤다. 20대의 지지율은 26%, 30대의 지지율은 27.5%.
이명박 대통령은 “부정적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 발표때는 “이번 기회에 지지율을 40%, 아니 45%까지 올려 안정세를 유지하겠다”며 자화자찬했다.
고정 지지층이라는 강남.부산도 등 돌려
하지만 지역과 계층 등 구체적으로 들어 갈수록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진다.
<한겨레21>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나우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던 서울 강남지역 주민들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음이 드러났다. 강남 주민의 53.6%가 “못 한다”고 답했다. 비강남지역 서울 주민 중에선 “못 한다”는 답변이 60.8%에 이른다. 강남 주민의 절반이 넘는 54.8%도 “이명박 정부는 부유층과 기득권층을 위한 정부”라고 생각했다.
부산도 등을 돌렸다. 부산MBC와 동의대 선거정치연구소가 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41%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답변은 16%에 그쳤다. “그저 그렇다”는 답변도 39%를 기록했다. 그저 그렇다는 답변을 부정적으로 해석했을 시에는 부정적 평가가 80%에 달한다.
경제 살리는 대통령에서 경제 망친 대통령으로
경제위기의 가장 큰 책임을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시사저널>의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국민이 “경제위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했다. ‘경제’라는 단어 하나로 온갖 비리의혹을 떨치고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경제를 망친 대통령’으로 국민들의 머릿속에 각인 된 것이다.
<한겨레21>의 조사에서 서울 강남지역 주민들도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점으로 28.3%가 “경제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답(20.6%)이었다. 1위(38%)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시사저널>의 조사에서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100점 만점에 51.7점이라는 점수를 주었다. 대학 학점으로 따지면 ‘F’다. 대학생들은 F를 받으면 재수강을 해야 한다. 최소한 D를 맞기 위해서 몰랐던 것은 무엇이며 답안지 작성 시 잘못한 점은 무엇이었는지 그 과목을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만’한다. 국민에게 F학점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런 의지는 없어 보인다.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의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다. <시사저널>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향후 안정된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협조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국민의 48.3%가 박근혜 의원을 꼽았다. 국민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박근혜 의원을 지목했다.
야당의 수장인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꼽은 국민은 16.3%에 불과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15% 주변을 맴돌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합쳐도 지지율은 10%를 넘지 못한다. 2008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과 용산 살인진압으로 높아진 비판의 목소리가 진보개혁세력의 지지로 모이기는커녕 이명박 대통령과 다를 것이 없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에게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