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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현장에 또 누군가가 있었다

[최인기의 사노라면] 경찰-용역 커낵션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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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현장에 또 누군가가 있었다. 그들은 잠바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검은 모자를 쓴 남자들이다. 이들은 누구인가?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함께 합동 검거를 실시했다는 음성 녹취 기록이다.

“아울러서 용역 경비원들 해머 등 시정장구를 솔 일곱하고 우리 병력 뒤를 따라가지고 3층에서 4층 그 시정장치 해제할 진중입니다” 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시간은 지난 20일 오전 6시 29분 42초 경이다. 그 기록은 이번 검거와 철거과정에서 용역반과 협력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해왔던 것을 뒤집었다. 이제 쟁점은 발화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공방을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이들은 누구고 어디서 왔으며 정체가 무엇인가?

만약 철거용역업체 직원이라는 것을 가장한다 해도 이상하다. 대책위 조사에 따르면 용산 4구역의 경우 조합과 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는 호람건설과 현암건설로 이들의 역할은 ‘비계, 구조물, 해체공사업’으로 분류되는 그저 철거업무를 전담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조직적으로 검거 현장에 뛰어들어 특공대원들과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구청에서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인가? 하지만 경비업법의 어디를 뒤져봐도 경찰과 검거 현장에서 합동으로 검거 작전을 할 수 있다고 되어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경비업법에 따르면 ‘경비원의 의무 가운데 타인에게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 경비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지시하게 해서도 안 된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비춰 정확히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서 볼 때 철거민 연행과 검거 작전에 용역반원이 투입된 것이다. 이렇게 사태의 모든 진행 과정에 처음부터 공권력의 불법이 자행된 것이다.

경비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용역반들의 신원을 파악해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경찰은 지금 즉시 현장에 있었던 용역반들의 명단을 확보해 이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혹시 조직폭력배와 같이 고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 등이 포함 되어 있지 않은 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도대체 왜 그곳에서 해머를 들고 설쳐댔는지, 누가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참사가 벌어지기 전부터 현장의 용역반들을 상대로 경비업법 시행규칙 12조에 따라 용역반원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평소에도 충분히 이루어져 왔는지, 평소 용역반원들이 휴대해서는 안 될 장비를 휴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경비용역반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복장 착용이 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다.

이번 참사는 오랫동안 예고되어 왔다.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경기도 고양시 풍동 등에서 용역반들은 화염병을 투척하거나 새총을 쐈다. 이런 때 경찰들은 항상 옆에서 수수방관하고 지켜보는 게 일이다. 길게 갈 것도 없이 작년 경기도 일산에서는 노점상에 대한 용역반의 폭력을 보고 이를 비관한 한 분이 자살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직 한참을 더 살아야 하는 젊은 노점상이었다. 길거리에서, 철거지역에서 공공연히 벌어져 왔던 만행들 때문이다.

평소 경비 용역업체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합법적인 신분을 이용해 수많은 도시빈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들, 사람이 타죽어 가는 현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구경을 하며 “불을 끄지 마. 개**들아. 니들 누구 편이야”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리를 지르며 희희낙락거리던 용역반들, 이들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어디서 왔는지, 혹시 이들이 이번 사태의 방화와 어떤 연관이 있지는 않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철거현장에서, 노점단속 현장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다.
  • 참사랑

    이번 투쟁은 전민중의 사활이 담긴 투쟁입니다. 반드시 반드시 승리 합시다. 투쟁!

  • 학생

    별건아니지만 "불끄지마..." 라는 얘기는 소방관에게 했다고^^

  • 용역

    영역, 용욱, 우리형제 이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