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야당이 여당의 주요 경제 정책인 감세 예산안과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대책을 놓고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2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여야 정책토론회는 감세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지만 여당과 야당사이 근본적인 정책방향의 차이가 크다는 것만 확인 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위기에서 결론적으로 서민과 중소기업을 살리는 대책을 세우자는 데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문제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해법의 차이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나라당은 현재의 경제정책의 기조가 옳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경제 살리기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면서 “한시가 급하니 빨리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위원장은 “이번 예산안은 서민과 중소기업 살리기 예산이 많이 포함 되어 있으므로 이런 예산이 하루속히 집행 되도록 통과 시켜 달라”고 야당에 요구했다.
반면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원장은 "대통령의 생각과 국정운영 철학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일자리를 지키고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재정지출을 늘리고 서민과 중산층 세금을 깎고, 부자들 세금을 깎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가 어려울 때 가진 분들이 더 부담해서 나라 경제를 살린 후에 감세해도 늦지 않는다“고 한나라당의 감세정책에 반대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과 노중기 진보신당 정책위의장도 부자에 혜택을 주는 방식의 경제 살리기 정책을 강하게 반대했다. 돈을 써야 할 곳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정희 정책위원장은 “지금은 저소득층에 직접 지원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며 특히 교육, 복지분야 예산은 훨씬 늘려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2-3월에 또 추경 예산안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중기 의장은 “감세는 재정수요가 많은 것에 비하면 여러 부작용 만든다”고 지적했다. 화폐를 찍어내면 인플레가 생기고 IMF 때처럼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지방재정도 붕괴될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노 의장은“문제는 이 모든 부담이 서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등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하고 “감세가 아니라 부유한 분들에게 더 책임 주기 위해 부동산 보유세 같은 증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당의 감세정책은 집중 포화를 받았지만 최경환 정조위원장은 감세정책에 대해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최경환 정조위원장은 “내년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감세해서 되느냐는 걱정인데 기본적으로 내년에는 재정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IMF직후에도 재정적자가 GDP 대비 무려 3.9%였지만 올해 걱정하는 예산은 GDP대비 2% 정도”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빨리 예산을 집행해서 중산층, 서민, 근로자가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빨리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재정적자 타령에, 감세타령을 할 때가 아니”라면서 “감세정책은 한나라당이 지난 10년간 줄기차게 말하고 그 정책으로 집권했다. 한나라당의 핵심정책인데 그걸 걸고 못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굉장히 비상한 시기고 야당의 전향적 협조를 부탁한다”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토론의 두 번째 주제인 일자리 창출 역시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일자리 창출이 최대 복지”라며 “일자리를 지키고 만드는데 정부예산에 1조 2천억을 더 보태서 약 550 만에 달하는 비정규직에 월 50만 원씩 정규직 전환 비용을 지원해서 4년여에 걸쳐 4조 8천억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또 교육과 보육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투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에 사회적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나 노중기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로 양질의 일자리 문제에 접근했다.
이정희 의장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며 비정규직법 개악을 철회하고 사용사유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기업 지원을 할 때는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정책위 의장은 “비정규 일자리에 절실한 어려움을 겪는 기륭, 코스콤과 같은 분들 처럼 3-4년씩 거리에서 싸우는 이런 분들 먼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 하기도 했다.
노중기 정책위 의장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실었다. 노 의장은 “우리 노동시간은 2,300시간대로 OECD 중 최장”이라며 “연 2,000시간의 노동시간 상한제로, 거기서 남는 일거리로 새로운 고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확고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최경환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은 “왜 우리나라 일자리가 안 생기느냐면 그동안 투자가 안 되고 각종 규제가 많았다”면서 “어려울 때 사회적일자리와 비정규직 보호대책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근본적 대책 안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 위원장은 “일자리의 근본적 대책은 감세나 규제 완화 같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노사관계나 떼 법 같은 것에 대한 개선 없이 일자리 늘어날 수 있는지 진지한 성찰 있어야 한다”고 말해 야당들이 제기하는 비정규직 문제나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에 근본적인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은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경제, 고용이 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정희 의장은 “10대 그룹 계열사의 9월 말 현재 유보율이 787%”라고 설명하고 “대기업들이 이익이 남아도 투자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 고용은 늘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중기 진보신당 정책위 의장은 “정부 정책의 근본 문제는 시장, 재벌, 대기업, 고소득층을 중시하는 낡은 성장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있다”면서 “영세자영, 비정규, 서민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