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로 예정된 GM대우자동차의 공장 가동 중단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잇단 감산 소식이 자동차 업계를 더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GM대우는 경제위기로 인한 판매 감소와 수출 부진으로 재고량이 늘자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약 3만 3천여 대를 감산할 계획이다. 현재 예정된 가동 중단 시기는 전 공장에서 12월 22일부터 1월 4일까지이나, 부평 2공장은 이보다 앞선 12월 1일부터 중단에 들어간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잔업과 특근을 없애 연말까지 2만 5천여 대를 줄일 예정이며, 르노삼성도 생산량 조절을 위해 시간당 생산대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 울산 2, 4공장은 특근을 중단했고 기아차도 소하리 1공장, 화성1공장, 광주2공장에서 잔업과 특근을 중단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다음 달 중 최소 2주간 가동 중단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 구조조정, 고용위기가 온다
이같은 완성차 업계의 잇단 감산과 조업 중단 소식에 관련 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완성차 회사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규모 업체들도 잇달아 생산을 중단하거나 잔업과 특근을 없애는 추세다.
GM대우에 워터펌프와 기어시프트를 납품하는 태원물산은 다음 달 15일부터 인천기계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생산 재개 시점은 내년 1월 5일로 GM대우의 예상 생산 재개 시점과 맞췄으나, GM대우의 사정에 따라 이 또한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태원물산의 생산 중단 금액은 238억 원 가량 된다.
여기에 타이어 업계마저 한파를 맞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이미 감산에 들어가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11월에 이미 국내외 공장에서 1차 감산을 시행했고, 12월에는 더 큰 규모의 감산을 계획 중이다. 금호타이어도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의 기계 일부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열린 '금융위기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 "쌍용차와 GM대우차의 사례와 같은 감산 및 조업단축이 현실화되는 추세로 볼 때, 대규모 생산감소는 몇몇 사업장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제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또 "기업이 노동력을 축소하고자 할 때 일차적 대상은 하청노동자로 대표되는 비정규직과 주변 노동자층을 구성하는 여성노동자, 노년노동자 및 외국인노동자들일 것"이라며 "이같은 고용위기의 실질적인 파급력이 중소기업의 정규노동자, 대기업의 조직노동자 순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