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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에쿠스 단종, 비정규직 115명 구두 해고 통보

정규직은 전환배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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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공장 에쿠스 단종에 따라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둘러싼 고용불안 심리가 흉흉하다.

현대차 에쿠스 생산라인 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본관 앞에서 122일째 천막농성을 벌이며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되기보다 에쿠스 후속 모델인 VI 생산라인으로 당연히 대체돼야 한다는 요구를 현대차 사측에 하고 있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적극 나서 협상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은 "내 일자리도 불안한데"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17일 현대차지부 101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산별정신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이름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조직을 하나로 뭉치자는 '1사1조직' 규약 개정건이 부결됐다. 그것도 안건을 올렸던 94차, 97차 대의원대회에 이어 세번째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0일 전 구두 해고통보하고 20일동안 자구노력 이후 서면 해고를 할 수 있는데, 에쿠스 생산라인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같이 일하던 두일, 일동, 은창, 유정, 우신기업 소속 비정규직노동자 115명은 이미 구두 해고 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들 중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은 한 명도 없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구두 해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찾아 함께 해고에 맞서자고 설득하고 있으나 쉽지가 않다고 전한다. 한마디로 자포자기 상태라고.

"에쿠스 생산라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포자기 심정도 이해가 간다"며 비정규직지회는 말한다. "일자리에 대한 고용불안으로 삶이 불안해지는 노동자들 앞에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별이 그야말로 웬말이냐, 정규직은 전환배치되고 비정규직은 짤리고."

참고로 지난 22일 유럽연합(EU) 소속 27개 유럽국가들은 6년에 걸친 논쟁 끝에 정규직 노동자와 파견직 노동자와의 차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EU 내 파견노동자 800만 명 가량은 '파견직 차별금지'로 정규직 노동자와 동등한 급여조건, 노동시간, 연차휴가, 출산휴가 등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연합에서 6년이 걸린 '파견직 차별금지'가 한국에서는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현대차 에쿠스 단종에 따른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에 맞서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와 더불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함께 하는 투쟁이 있을 때 '파견직 차별금지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2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들께 드리는 호소문

참담한 마음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에쿠스 단종 관련해서 에쿠스 의장(두일기업), 차체(일동산업), 도장(은창기업), 생관 (유정산업), 품관(우신기업)에서 일하는 115명의 비정규직은 이미 해고통보를 받았거나, 며칠 후에 해고 통보를 받을 예정입니다. 정규직 동지들과 같이 많게는 8년 적게는 5년씩 동거동락하였습니다. 그리고 잔업도 특근도 사측의 생산계획에 맞춰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비정규직도 처자식이 있고 부모님이 계십니다. 11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출근하자 “에쿠스 단종으로 한 달 후에 해고되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 빌려 전세방으로 옮겨 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직장을 잃으면 그 돈은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생계는 어떻게 꾸려야 합니까?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5년에서 8년 동안 비정규직노동자를 부려먹은 하청 사측은 “원청에서 공정을 계약해지하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합니다. 5년~8년을 쌔빠지게 일 시켜 놓고 한 달 안에 나가라고만 합니다.

현재 에쿠스 후속모델인 VI는 어느 공장에서 생산할지 정해지지도 않았고, 물량공동위에서도 어떠한 결론도 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에쿠스 조합원들이 100일이 넘게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에쿠스 단종 및 VI가 2공장에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비정규직에게 해고예고 통보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비정규직이 무엇입니까?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부속품입니까?

2공장 원하청 동지들께 제안 드립니다.

첫째, 2공장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총고용보장과 원·하청 공동 투쟁을 위한 2공장 원·하청연대회의를 즉각 소집해 주셨으면 합니다.
둘째, 원·하청연대회의 결정을 통해 물량공동위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 어떠한 방식의 인원감축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셋째, 부서 자체적으로 전환배치를 진행하여 비정규직이 정리해고 되었으면 이를 바로 잡고 재발 방지를 결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2공장 조합원 박민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