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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제중 설립 제동… 교육단체 환영

서울시교육위, 국제중 설립 동의안 보류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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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이 추진하는 국제중 설립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15일 임시회를 열고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국제중 설립 동의안) 보류를 선포했다.

국제중 설립 동의안 처리를 위해 꾸려진 시교위 동의심사소위원회(동의심사소위) 한학수 위원장은 “국제중 동의안에 대한 교육위원들의 논의 결과 필요성은 인정하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를 보류하는 것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동의심사소위는 15일 오전 영훈중, 대원중을 방문한 뒤 오후 2시부터 영훈재단 김하주 이사장과 대원재단 이원희 이사장이 참고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4시간 여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국제중 설립 동의안을 심의했다.

한 위원장은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도 아니었고 교육위원들이 합의해서 이 같은 의견을 도출해낸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국제중 설립 동의안을 심의하는 동안 회의장을 떠돌던 ‘1년 연기 방안’에 대해서는 “1년 뒤 분위기가 성숙되면 국제중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위원장 개인의 생각이고 의원들은 보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중 설립과 관련해 4시간이 넘는 회의를 거친 서울시교육청 교육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설립 '보류'를 결정한 직후, 예방밖의 결과가 나오자 한 기자가 다급하게 회의장을 빠져 나가는 교육워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유영민 기자

시교위가 국제중 설립 동의안을 보류 처리하면서 2009년 3월 국제중 개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5대 교육위원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0년 8월까지 ‘국제중 설립 동의안’과 이를 심의하는 동의심사소의는 여전히 남아있어 안건이 재상정되면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한편 시교위는 “올해 안에 재상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시교위의 결정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설립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단체들은 이날 저녁 2008년 들어 거의 처음으로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20여 명의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국제중 반대 지역 대책위 소속 교사와 학부모들도 박수를 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오후 7시쯤 ‘국제중 보류’ 소식이 알려지자 서로 어깨를 두들겨주는 모습도 보였다.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군사작전 식으로 진행된 내년 3월 국제중 개교에 대한 졸속 처리를 막게 되어 다행”이라면서 “서울시교육위원들이 시민사회의 반대여론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송 지부장과 함께 단식을 벌인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도 “우리의 열망이 모이면 막을 수 없으리라고 보았던 국제중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좋다”고 기뻐했다.

현장에 달려온 정진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교육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국제중을 막아내는 등 돌파구를 만든 것은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국제중 설립 예정이던 영훈중과 대원중 주변 주민들의 노력이 이번 국제중 보류 결정의 요인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 부회장은 “지역 주민들의 힘이 이 지역 교육위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해 이번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면서 “앞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운동해나가야 이길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강성란, 윤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