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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교 갈 수 있는 넓은 문 만들자”

전교조, 이명박 정부 경쟁교육 반대 결의대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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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 교사들이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유영민 기자


“이제 귀족학교 등용문을 무너뜨리겠습니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그런 넓은 문을 만들겠습니다.”

27일 오후 3시쯤, ‘귀족학교 설립 저지와 이명박 정부 경쟁교육 반대 전국 교육주체 결의대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에 확성기 소리가 가득 찼다.

“좋은 학교 갈 수 있는 넓은 문 만들자”

주변 시민 2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교조 소속 교사 600여 명이 ‘귀족학교 등용문’이라고 적힌 가로 5미터, 세로 4미터 크기의 상징물에 노란 천과 푸른 천을 걸었다.

참석자들이 천을 양쪽에서 잡아당기자, 이 ‘등용문’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교사들은 구호를 외쳤다.

“사교육비 폭등시키는 국제중을 반대한다.”
“획일적인 경쟁강요 일제고사 중단하라.”

  대회에 참석한 교사들. 유영민 기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함께 박수를 쳤다.

앞서,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결의대회에서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공약으로 이명박 정부가 당선됐지만, 어린 학생들은 ‘미친교육 반대’를 외치며 촛불을 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국제중과 자율형사립고, 제주영리학교 등 1%만을 위한 귀족부자학교를 세우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우리말을 배워야 할 나이에 영어를 떠듬거리다가 말문을 닫는 아이들을 보면서, 현장 교사들은 마음 아파하고 있다”면서 “전교조는 가난한 집 아이와 잘 사는 집 아이가 차별받지 않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초등생에게 1년 10번 일제고사, 이런 나라 어디 있나?”

이어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회 부회장이 연단에 섰다. 장 부회장은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나올 때마다 말문이 막힌다”면서 “영어 광풍으로 학생들을 학원에 내몰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1년에 10번이나 시험을 보게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어디에 있느냐”고 일제고사 부활 정책을 성토했다.

장 부위원장은 또, 최근 이명박 정부의 전교조 공격에 대해서도 “학생들을 점수경쟁에 내몰지 않고 꿈을 가르치겠다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학부모로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주체 결의대회 모습. 유영민 기자

이날 국제중 설립 예정지인 서울지역의 전교조 대표인 송원재 서울지부장은 ‘호랑이와 토끼의 경쟁’을 빗대어 다음처럼 ‘투쟁 발언’을 해 참석자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은 우리 교육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밀림 속에서 호랑이와 토끼가 무작정 경쟁하고 싸우라고만 하면 어떤 세상이 됩니까? 무한경쟁은 사자에게는 천국, 토끼에는 지옥을 만드는 승자독식 논리입니다.”

“사교육비 지출과 학원비 문제는 이명박 때문”

오후 3시 25분쯤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회 결의문을 함께 읽기 위해서다.

이날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교육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학원비가 치솟아서가 아니라 무한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이명박 교육정책 때문”이라면서 “귀족학교 설립과 일제고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윤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