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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텍알씨디코리아지회, 본사 안에 천막 치다

“절대 우리 발로 나가지는 않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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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다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잖아”

오창에 위치한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본사 앞에서는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투쟁승리를 위한 공대위’에서 조합원들과 결의대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왔어요?” 담장 너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정은주 부지회장이었다. “난 나갈수가 없잖아”라며 철망 틈으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그새 얼굴이 더 까맣게 타 있었다. “젊은 사람들한테 이년 저년 욕먹고 발로 밟히니까 이거 못해먹겠다, 더럽다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근데 지들이 밟으면 어쩔거야, 우리가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잖아.”

정 부지회장은 “사측이 100만 원 들여 쳐 놓았다”는 철망 안에서 침탈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정은주 부지회장이 철망을 붙잡고 사측의 침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출처: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투쟁승리를 위한 공대위]

2번에 걸친 폭력, 옷 찢기고 짓밟히고

정 부지회장에 의하면, 25일 8시30분경 “하이텍 조합원들은 하이텍 공장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서울에서 내려온 조합원들은 오창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본사로 출근을 했다. 그러나 사측은 “법원판결 안 지켜도 그만이다”라며 삼십여 명의 구사대를 동원해 철문을 막아섰다. 또한 조합원 다섯 명이 지키고 있던 지회 천막 사무실을 무자비하게 부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2일에 이은 사측의 두 번째 폭력이었다.

이 과정에 대해 조합원들은 “지회장은 우리 눈앞에서 구사대들에게 짓밟혔고, 부지회장은 자전거 자물쇠로 목이 졸렸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사진을 찍고 있던 조합원에게 여러 명이 달려들어 쓰러뜨리고 몸속으로 숨긴 사진기를 뺏기 위해 옷을 찢기도 했다”며 “수치스러웠다”고 전했다. 한 조합원은 구사대들에 의해 시멘트 바닥위에서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짓밟혀 지금은 오창 인근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구사대는 조합원의 카메라를 뺏는다며 옷을 찢었다. [출처: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투쟁승리를 위한 공대위]

  가을 들녁에 세워진 하이텍 투쟁 승리를 위한 허수아비

26일에도 조합원들은 힘겹게 오창본사로 들어가야만 했다고 한다. 본사 안 노조 천막을 지키던 4명의 조합원들과 철문 바깥 쪽에서 출근을 요구하는 두 명의 조합원들은 뙤약볕 밑에서 오후 2시가 넘도록 본사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요구했지만, 구사대들은 철문을 막고 이를 거부했다.

밥 한 끼 먹지 못하고 앉아 있었던 그녀들을 화나게 한 것은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신방호 대표이사와 십 여명의 구사대들이 철문으로 왔다는 것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하이텍지회 조합원은 하이텍 공장을 자유롭게 출입할 권리가 있다. 법원마저도 인정한 이 최소한의 권리를 하이텍 자본은 왜 짓밟고, 불법을 자행하냐”고 외친 뒤 바깥 쪽에 앉아 있던 조합원들이 열린 철문 틈으로 다리를 집어 넣었다. 그러자 구사대들은 철문을 닫으려 안간힘을 썼다. 철문 틈에 다리가 낀 조합원들은 비명도 못 지르고 고통스러워 했지만 구사대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신 대표이사가 “조합원들을 들여보내라”며 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정은주 부지회장은 “법원, 노동부도 무시하는 회사지만 우리는 본사 안에 천막을 쳤잖아요. 절대 우리 발로 나가지는 않을 거에요.”라며 철망을 꼭 쥐었다.(천윤미 기자)

  닫힌 철문을 사이에 두고 집회를 하고 있는 하이텍 조합원들과 연대 대오

  "오창에는 하이텍 조합원 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있다" 함성을 지르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