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새벽 농성장 철거 소식을 접한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몸에 쇠사슬을 감고 농성장 앞을 지키고 있다. [출처: 코스콤비정규지부] |
오늘(11일) 새벽 6시 30분경부터 병력 7개 중대 7백여 명을 동원해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 농성장 일대를 포위한 경찰은, 소식을 듣고 이곳에 도착한 다른 노동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채 영등포구청 측이 동원한 용역 직원 150여 명의 농성장 철거를 지켜봤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온 몸에 쇠사슬을 감고 이에 저항했으나, 절단기와 해머 등을 갖춘 용역 직원들이 이들을 강제로 끌어내는 통에 정인열 코스콤비정규지부 부지부장 등 6명의 조합원이 얼굴과 머리 등에 큰 부상을 입고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기도 했다. 용역 직원들이 여성 조합원들을 비롯해 저항하는 조합원들의 다리를 붙잡고 막무가내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조합원들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용역 직원들은 경찰의 봉쇄 하에 농성장 천막과 가로수에 걸린 유인물 등을 모두 걷어내고 농성 물품과 집기를 청소 차량에 실어 한 시간 여 만에 철거를 마쳤다. 전날 영등포구청 측의 철거 예고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개월 여 동안 지내 온 농성장을 하루 아침에 잃었다.
▲ 농성장 철거를 위해 동원된 용역 직원이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출처: 노동과세계 이기태 기자] |
▲ 이날 철거 과정에서 6명의 조합원이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출처: 노동과세계 이기태 기자] |
사무금융연맹은 오늘 오전 8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과 영등포구청, 경찰이 공동으로 자행한 오늘의 강제 폭력 철거를 규탄한다"며 "오늘 폭력사태의 책임자를 밝혀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사태의 근본적인 주범인 코스콤 역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이 결국 '국민성공시대'를 비정규직 노동자 죽이기로 시작했다"며 "이명박 정권과 코스콤이 오늘 폭력철거로 그들의 부당성을 만천하에 폭로한 만큼, 코스콤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전국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선전포고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자회사인 (주)코스콤은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는 등 비정규직 문제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 왔으며, 코스콤비정규지부는 교섭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9월부터 파업을 벌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