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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떡볶이, 어묵 사라지나

[기고] 서울시 노점상 디자인화 사업, 가판대 40% 철거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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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금 디자인 열풍에 빠져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2010년까지 서울 시내 25곳에 간판, 버스정류장, 보도블록의 시설물을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통일된 모습으로 정비한 ‘디자인서울 거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거리의 모든 시설물에 통합 디자인 개념을 적용하는 ‘디자인서울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게다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디자인 문화 종합 축제인 ‘세계디자인올림픽’을 10월 중에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서울시의 구상은 서울시 전역을 디자인화 시켜 관광도시로 거듭나게 만들겠다는 구상인 듯 싶다. 시장으로써 그러한 구상을 내오는 것을 뭐라 하겠냐마는, 문제는 이러한 디자인화 사업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디자인과 관련된 지식을 바탕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서울시의 디자인화 사업은 그 시대의 감수성과 문화적 역량을 총합시켜 반영하는 것으로 후세에 남겨줄 중요한 문화유산이 되기에 디자인화 사업의 추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령 성형수술을 한 번 잘 못하면 한사람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듯이 디자인 표준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서울시 주도의 디자인화 사업이 자칫 획일화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가시적인 효과에 목말라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청만 보더라도 새롭게 디자인화와 리모델링하겠다는 명분으로 1년 6개월 동안 관리비 및 임대료 등으로 10억 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한다고 본다.

특히 디자인화 사업은 개발사업과 긴밀히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개발이익의 확보를 위한 면피용으로 디자인화 된 도시건축 심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존의 개성 없는 판상형 외관 대신 입면성을 살린 스카이라인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건축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도 서울시 뉴타운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며 용적률을 완화해 건설자본에 대한 이윤 확보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은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없고 지역과 공간에 싱징적인 조형물을 앞세워 관철시켜 나가고 있는데 이집트 바그다드 출신의 ‘자하 하디드’ 라는 건축가를 통해 디자인과 설계안이 마련 중인 ‘동대문월드디자인 파크’ 와 같이 디자인화 된 거대한 건축물이 등장하는 순간 곧 주변의 공구상가와 영세상인, 노점상, 낡은 건물들은 부적격 업종으로 내몰려 철거와 퇴출 대상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화적 안목이 전무한 시관계자들의 디자인화 사업이 얼마나 황당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는 과거 청계천 복원 과정 속에서 제기된 미국의 팝아트 미술가인 ‘올덴버그’ 부부가 제작했다는 ‘스프링(Spring)’이라는 작품의 논란에서도 확인되며 위에서 언급한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월드디자인파크’의 경우에도 역사성과 주변 환경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국적 불명의 작품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노점상단체의 경우 서울시의 디자인화 거리 사업으로 인하여 심각한 단속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데 서울시는 지난 2008년 1월 28일 ‘2009년 말 까지 서울지역 노점디자인 전부를 교체 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노점상에 대한 관리통제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를 하였다. 이에 '전국노점상총연합'은 그동안 서울시가 노점상에 대한 단속과 배제정책을 실시해온 사례에 비춰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노점상의 생존권을 또다시 위협하는 정책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노점상 관리에 대한 조례를 금년 상반기 제정하며 노점상 디자인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점상 관리정책은 이미 90년대 초에 제정이 되어 최근까지 3545개의 합법화된 가로가판대 노점상이 운영되어온 상태였다. 그러다 서울시는 가로가판대 노점상에 대하여 작년 9월, 2010년부터 서울 시내 전역의 각종 가판대를 없애도록 하는 내용의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현재 가판대 중 40% 정도인 1,300여 개가 곧 철거가 예상된다. 이 가판대는 한일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서울시가 수억 원을 들여 디자인하여 교체한 것으로 얼마 되지 않아 철거를 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울시의 디자인화 사업을 들여다보면 노점상의 장사 시간은 오후 4시 이후로 규제 당한다. 판매 품목에 있어서도 공산품을 중심으로 계획을 내오고 있거나 현행 식품위생법과 충돌하고 있어 전통적인 먹을거리인 떡볶이와 어묵 등을 비롯한 포장마차 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서울시 내부 자료를 통해 확인 되듯이 디자인화 사업을 표방하며 2007년 한 해 동안 25개 자치구에서 35449개의 단속 실적을 올린바 있다. 이밖에도 456건의 고발을 당했으며 과태료 및 변상금 부과를 16,194건을 통해 3,151백만 원을 부과하였다. 뿐만 아니라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변 노점상 약 1천여 명에 대한 생존권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대외적으로 ‘노점시범거리 조성’, ‘노점개선자율위원회’를 결성‘ ’노점마차 디자인화’ 등등의 다양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노점상 당사자들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식으로 떠들어 대고 있다. 작년에 이어 기습적으로 이번 대책방안을 내놓는 것도 결속력이 강한 '전국노점상총연합'을 배제하고 분열시키며 기존에 실시해 오던 노점상 단속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라 할 것이다.

임기 내 구체적 성과에 목매달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제적인 서울거리를 위한 디자인화 사업은 오랜 시기 생계방편을 위해 노점상을 해오던 이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사회적 의제로 포장하고 있는 신개발주의는 또다시 디자인이라는 겉으로 보이는 외피를 둘러싸고 개발을 합리화 시키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걷고 있는 도시가 젊은 시장의 정치적 욕망과 개발을 위한 상품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디자인 열풍의 이면이 갖고 있는 문제가 서서히 드러나는 이상 시민들의 침묵도 오래가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속 빈 강정마냥 비어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사는 거리,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거리는 언제나 가능할까? 참 안타까운 일이다.
덧붙이는 말

최인기 님은 전국빈민연합 사무처장으로, 본 지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 한명희

    서울시 미관이라고 칭하는데.
    누구를 위하는건지..으악.

  • 오세훈반대

    디자인화 사업에 노점상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사실이 참 서글프군요...누구를 위한 디자인화 사업입니까?

  • 전무아

    어떤것이 옳은건지 나쁜건지 아이러니한 이 세상...
    서울을 위해... 노점상이라도 서울시민인데 개인의 의지로 인해
    일부시민의 생계를 주락펴락하는 행위는 정당한것인가??
    서울에 부유한 시민만 있는가?? 아마도 가난한 시민이 더 많을 것이다. 시민들이 원하는것은 서울에 깔끔한 디자인일까?? 시민들 목소리에 귀기울여 생활에 더 이로울수있는 복지사업,교육정책,세금안정 등.. 이런 거창한것도 필요 없다!! 주의를 둘러보아라! 이 추운겨울에 집이 없어 길에서 추위에 떠는 이들 돈이 없어 배고파 쓰레기를 뒤지는 이들 가출한 비행 청소년들의 심각한 모습들 너무나도 잘 보이는 이런한 단면들은 그대들 두눈에는 비춰지지 않는 것인지.. "세계적인 수도 서울" 그대들 눈요기 만들어진 서울이 잘 뻗어나갈수 있을런지.. 서울을 정말 시민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초점을 맞혀 이루어나가면 그대들의 꿈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