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정부는 그 동안 인권유린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단속’을 강화하는 법안을 입법예고 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개정안에 따르면 출입국 단속반원들은 ‘의심’ 만으로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검문과 사업장 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대해 이주노조를 비롯한 인권 단체들은 “인간사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현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소부르 이주노조 조합원은 농성을 시작한 후 “이주노동자들의 항의를 잘 보여주지 못했는데, 오늘은 강력하게 항의를 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고 이번 집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주노동자 정책 잘되고 있다’ 선전은 거짓말”
경기북부 지역에서 참가한 마문 이주노조 조합원은 “이주노조가 탄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에서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비자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세계이주민의 날 행사 홍보를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마문 조합원은 “센터들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항의를 하기 위해서 모였다”고 설명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쇼르 경기북부 지부장은 “집회가 열리기 전 날인 8일 경기도 일대에서 단속이 진행되었고, 집회가 진행되는 아침까지도 단속이 진행되어 많이 참가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참가했다”며 이후 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농성단에 따르면 8일 오산지역에서만 단속으로 40명이 잡혀갔다.
이번 집회에는 이주노조 뿐만 아니라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 카사마코가 무대에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고, 민주화 투쟁을 하고 있는 버마국민운동촉진위원회에서도 무대에 직접올라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청주 보호소 까지만 위원장, “내가 다섯 번째 보호소 전화발언”
까지만 위원장은 “보호소에서 전화 발언이 (본인을 포함해) 다섯 번째”라며 어려운 이주노동자운동의 현실을 지적했다. 2004년 써멀 명동 농성단 대표와 안와르 전 이주노조 위원장도 “표적단속”으로 연행되어 보호소에 구금된 바 있으며, 전화로 항의집회 연설을 한 바 있다.
까지만 위원장은 “추방당하는 것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20년 가까이 이주노동자가 노동하고 있지만 정부는 꼼짝하지 않고 있고, 인권유린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면 탄압하고 있다”고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까지만 위원장은 “우리가 조금만 앞서 나가서, 스스로 단결해서 거리에 나가 투쟁하자”며 집회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오후 4시를 조금 지난 시각 집회를 마친 700여명의 대오는 현재 농성을 진행중에 있는 기독교회관을 거쳐 명동성당까지 행진한 후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