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안을 내면서 18개월 미만의 조합원들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그 사람들에게 가서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18개월 미만 2천 명의 노동자들의 고용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지만 양보한다고 사측에게 얘기했더니 사측은 웃으면서 그게 무슨 양보냐, 60%가 자진 퇴사하는데 왜 여기서 그 40%의 노동자에 대해서 얘기해야 하냐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80만 원 받으면서라도 일하겠다는 그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는 사측의 태도가 너무 분노스러웠어요”
▲ 이랜드일반노조 교섭위원인 김경욱 위원장과 홍윤경 사무국장(왼쪽부터) |
홍윤경 사무국장은 한 조합원의 얘기를 해줬다.
“한 조합원이 있었어요. 18개월 미만인데 해고가 된 조합원이죠. 그 조합원은 처음에 안 싸우겠다고 하면서 포기하고 집으로 갔어요. 그러고 살아보겠다고 아는 사람을 통해서 홈에버 프로모토(입점업체 판매직원) 로 다시 들어오려고 했나봐요. 그랬더니 홈에버에서 당신은 안 된다고 했대요. 그래도 꾹 참고 고용안정센터에 등록했대요. 근데 우연하게도 또 홈에버 프로모토 자리가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또 가니까, 또 당신은 안 된다고 했대요. 그러고 나서 그 조합원이 저에게 전화가 왔어요. 내일부터 나가서 농성에 함께 하겠다구요”
사측에게 이 사람 얘기를 들려줬다고 했다.
“이 사람 같은 사람들은 홈에버에서의 일자리가 생명같은 것이고 정말 절박한 것이라구요. 이 사람들 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어요. 그랬더니 사측은 왜 꼭 홈에버에서 일해야 하냐라고 하더라구요. 이건 밥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 하는 거잖아요”
“이 사람들 일하게 하는게 경영에 부담이 되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런데 사측은 이런 사람들 얘기는 안 듣고 그저 피해가 크니까 농성부터 해제하라고만 하고 있어요. 사측은 원래 있지도 않았던 3개월안 철회가 무슨 양보냐고 하더군요. 그럼 단협 어기고 억지 부리던 것 철회한 것이, 법적으로도 부당해고로 판정 내린 것 복직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무슨 양보인가요? 그걸 얻으려고 여기까지 온 거 아니잖아요”
홍윤경 사무국장은 교섭하는 것이 제일 어렵고 힘들다고 했다.
“제가 지난 8일에 상암을 빠져 나왔다가 그저께 일주일 만에 다시 조합원들을 만났는데요. 조합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반가워 해줬어요. 너무 보고 싶었다구요. 저도 너무 보고 싶었어요. 많이 힘든 시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동지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승리라고 생각해요. 정말 힘든 시기지만 이 고비를 함께 잘 넘기고, 사측의 탄압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노동자로서 승리를 맛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윤경 사무국장은 “조합원들,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