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장례식이 열렸다. 비정규법 시행 전날인 30일, 노동자들의 기본권은 죽음을 맞이했다.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노동권 영정이 들어섰다. 장례식은 죽음을 기리는 행사지만, 이 날 장례식은 죽어간 노동권의 부활을 결의하는 자리로 진행되었다.
양규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신자유주의는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위계질서를 만들어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비정규법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권리마저 빼앗아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호동 전해투 위원장은 “우리는 비정규법이 국회를 통화한 작년 11월 30일, 그리고 노사관계로드맵이 국회를 통과한 작년 12월 30일 패배했다”라며 “이제 가만히 있으면 확인사살 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고, “다시는 패배하지 않기 위해 싸움을 준비하자”라고 목소리 높였다.
“악법 폐기 순간까지 투쟁”
이 날 장례식 참가자들은 “지난해 통과된 비정규법은 모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고, 수년간 목이 터져라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쟁취를 외쳐온 노동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악법이다”라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시행령에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로 투쟁을 포기한 채 오히려 법을 인정한 결과는 평생 기간제로 쓸 수 있는 노동자와 파견업종의 범위를 더욱 확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말 무서운 것은 법이 이미 통과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한숨만 쉬고 있는 현장의 무력감”이라며 “프랑스 노동자들이 최초고용입법을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투쟁으로 박살낸 것처럼 다시 투쟁을 결의하고 조직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악법이 폐기되는 순간까지 굳건히 버티며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