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정몽준 의원이 해결해라"

서울로 올라온 울산과학대 청소 용역직 노동자들

메뉴보기: 클릭하세요. V

[%=영상1%]

  울산과학대 조합원들은 정몽준 의원을 만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로 찾아갔지만 축구협회는 전경들로 막혀 있었다.

정몽준 울산과학대 이사장을 만나러 왔다

알몸시위까지 벌이며 고용승계 요구 투쟁을 벌였던 울산과학대 청소용역직 노동자들이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로 와서 울산과학대 이사장인 정몽준 의원을 만나기 위해서다.

거리로 쫓겨난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수 십 차례 울산과학대 학장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으나 울산과학대 학장은 단 한 번도 그녀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들은 서울로 왔다. 17일 서울로 상경한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박성옥, 오순남 조합원은 의원실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녀들과 만난 정몽준 의원 보좌관은 “한국에는 있지만 전화연락도 안 되고 만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18일, 대한축구협회 앞에서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점심밥 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죄인가요?"

울산과학대가 설립된 시기부터 학교의 청소를 담당했던 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23일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그녀들이 처음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점심을 달라는 것이었다. 울산과학대는 직영 노동자들에게는 점심값을 줬지만 용역업체 소속인 그녀들에게는 점심값을 주지 않았다. 박성옥 조합원은 “집에서 찬 밥 한 덩어리 싸와서 탈의실에 모여 밥을 먹었다”라며 “밥 달라고, 일 했으니까 점심 밥 달라고 했다”라며 노조에 가입한 이유를 밝혔다.

“점심 값 달라는 것이 별로 부담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점심 값 달라고, 밥 먹고 사는 인간 취급 받고 싶어서 노조에 가입한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그것에 왜 계약해지의 이유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박성옥 울산과학대 조합원

“우리 집이 학교 바로 밑에 있어요. 아침에 운동 하려고 들락날락 하는데 아는 사람이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해서요. 집도 가깝고 저도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 학교에서 일하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하겠다고 학교에 얘기했더니 오라고 해서 준공식 하는 날부터 일했어요. 벌써 8년이 됐네요.”

박성옥 조합원은 정말 열심히 일했다. 정몽준 이사장이 학교에 온다는 소리가 들리면 학교 곳곳을 다니며 종이 하나 떨어져 있지 않도록 깨끗이 청소했다. 학교는 생태공원도 만들었다. 생태공원을 만든다고 새로 만든 보도블럭 사이사이에 있는 흙까지 대걸레로 쓸어냈다. 학교는 정말 깨끗했다. 반장이라는 사람은 하루가 멀다하고 아줌마들 청소 잘 한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그러나 노조에 가입하고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1층에서 6층까지 책상이며 의자를 손으로 다 닦았어요. 이사장 온다면 종이까지 다 줍고, 공사장 흙도 대걸레로 다 닦고... 건물 안에서도, 밖에서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근데 노조에 가입하니까 반장이 쫓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요. 여기 청소하면 저기 왜 청소 안 했냐고 하고... 그 사진을 용역회사에 보내요. 우리 협박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았는데 계약을 해지해 버렸어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 때문에요.”

  그녀들이 원하는 것은 원직복직이다.

끌려나왔지만 매일 매일 강해진다

그녀들은 학교를 떠 날 수 없었다.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고, 일을 해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산과학대는 그녀들이 옷을 벗기까지 하며 외쳤던 고용승계, 계약해지 철폐를 이불에 둘둘 말아 거리로 던져 버렸다.

“2월 23일에 계약해지 해서, 우리 8명은 26일 월요일부터 잠을 자면서 탈의실을 지켰어요. 끝까지 버티자고 했어요. 옷을 벗으면 못 건드릴 줄 알았어요. 근데 남자 직원들이 들어와서 구둣발로 밟고, 머리를 잡아 끌고... 그렇게 끌려 나왔어요. 너무 무섭고 슬펐어요. 그 당시 심정은 말로 다 못해요.”

그녀들은 무섭게 끌려 나왔지만 약해지긴 커녕 매일 매일 더욱 강해졌다.

“힘없는 아줌마들이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해요. 엄마들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거예요.”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거예요"

그녀들이 요구하는 것은 일했으니까 밥을 달라는 것이다. 그녀들이 요구하는 것은 어떤 용역업체들이 들어오든지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녀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을 인간 취급도 안하며 괴롭히던 학교 직원을 징계해 달라는 것이다. 그녀들이 요구하는 것은 노조에 가입해서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박성옥, 오순남 조합원은 18일,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그녀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18일, 정몽준 의원이 대표로 있는 대한축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KTX승무지부 등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를 거리를 내몰았다면, 우리는 정몽준도 거리로 내몰 것이다”라며 울산과학대 이사장인 정몽준 의원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