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차베스 대통령이 모렐라스 대통령을 만나,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www.vheadline.com] |
‘제2의 차베스’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며 급부상 하고 있는 모랄레스 당선자는 현재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만나 두터운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2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모랄레스 당선자를 만난 차베스 대통령은 남미 좌파 정권들의 동맹문제, 천연가스ㆍ석유 등 에너지 부문의 국유화 조치 등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진행했고,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에너지 협정 체결' 소식을 전했다.
자원민족주의에 기반한 반미 전선
쿠바에서 마련해 준 비행기로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모랄레스 당선자는 이날 공항에 나온 기자들에게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 나서기 위해 이 곳에 왔다"며 "'혁명 노선'을 부르짖는 차베스 대통령과의 좌파 공조를 굳건히 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현지언론은 보도했다.
또한 모랄레스 당선자는 "쿠바의 피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도 사회운동과 좌파 정책에 승리를 거두고 있다"며 "볼리비아도 바뀔 것이고, 나아가 중남미 지역도 변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볼리비아에 △한 달 기준 15만 배럴의 디젤을 공급한다 △연간 기준 1억8천만달러 규모가 될 디젤 공급의 대금은 현금이 아닌 볼리비아의 농산물로 받는다 △볼리비아내 가난한 원주민들의 문맹 퇴치를 돕기 위한 자금 등으로 3천만달러를 기부한다 △양국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공동 노력을 펼친다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석유자원, 볼리비아의 천연가스의 탄화 수소 등 '자원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에너지 공조외교'를 펼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모랄레스 당선자는 볼리비아에 진출한 세계 에너지 기업의 보유 자산을 몰수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국 기업들이 볼리비아 내에서 '자국의 에너지를 수탈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기존 에너지 개발 사업의 재계약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이런 모랄레스 당선자의 이전 행보를 고려할 때 볼리비아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국유화 방식을 택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쿠바 이어 두번째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모랄레스 당선자는 스페인, 프랑스, 브뤼셀에 이어 남아공, 중국, 브라질 등 세계 7개국 순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중남미 최대 천연가스 매장량에 막대한 석유자원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2006년을 기해 '유전통제권의 국가환수'가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