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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예선사 직장폐쇄...파업 노동자 예인선 내려와

[울산노동뉴스]노조 "매암부두 현장 사수...대체인력 투입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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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예인선 파업 4일째인 10일 오전 조광선박, 선진종합, 해강선박 등 3개 예선사들이 매암부두에 정박중인 파업 예인선 26척을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예인선에서 내려와 천막을 친 매암부두를 거점으로 정박 예인선에 대한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 등을 막는 현장 사수투쟁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운수노조 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는 이날 오전 10시 울산해양항만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선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노조 윤찬관 지회장은 "부산항과 울산항 예선노동자들의 파업이 4일째 접어들고 있는 것은 노조사무실을 제공하고 교섭위원들의 전임을 인정하라는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요구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사측의 태도 때문"이라며 예선사를 맹비난했다.

또 "그동안 예선회사들은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돈을 벌어왔고 권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왔던 예선노동자들은 자기 권리를 찾고자 적법절차를 거쳐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하는 것 뿐인데도 정부당국은 노사관계를 공안탄압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예선회사의 탐욕과 정부당국의 반노동자정책이 물류대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지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대체노동에 투입돼 며칠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는 예선노동자들의 피로가 쌓이면 상상할 수 없는 대형 해난사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노조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한시라도 빨리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에 예선사들은 우리의 교섭 요구에 직장폐쇄로 답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말서 쓰고 감봉 당하는 선장을 사용자라고 할 수 있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33년간 예인선에서 일해온 A선장이 나와 선장이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라는 예선사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선장은 "여수에서는 선장과 기관장들이 다 함께 노조활동을 하고 있고, 선장들도 작업 중 과실에 대해 시말서를 쓰고 감봉조치도 숱하게 당해왔는데 선장이 사용자라고 하는 것은 타당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항해사나 기관사들도 선장이나 기관장을 대행해 사측 승인을 받아서 교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선장만 사용자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장이 사용자라면 일반적 과실에 대해 해고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불이익은 선장이 다 당하고 있다"면서 "사용자로서 아무런 권한도 없는 선장을 사용자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게 무슨 사람이냐?"

33년 경력의 기관사 B씨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오전 5시30분까지 출근해야 하고 야간과 36시간 연속 꼬박 일해야 하는 당직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B씨는 "명절 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계모임이나 동창회 같은 약속은 전혀 잡을 수가 없다. 한 명이 경조사로 1주일을 쉬게 되면 나머지 두 명이 맞교대로 7일동안 잠 한 숨 못자고 꼬박 일해야 한다. 회사는 인원을 보충해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수습 항해사가 들어오면 선장은 최소 3개월을 꼼짝없이 매달려 일을 가르쳐야 한다. 1월에 333시간, 2월 292시간, 3월에는 326시간 일했다. 이게 무슨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공동순번제를 하면서 항만청이 대리점에 가는 리베이트를 예선사 매출의 10%에서 13.8%로 올렸다"며 "이 돈으로 복지예산을 책정해달라"고 촉구했다.

B씨와 함께 나온 기관사 C씨는 "몇년전 감포 앞바다에서 예인작업을 하다가 5명이 난파돼 밤새 공포에 떨다 가까스로 살아왔지만 회사는 당시 수당이나 위로금 한 푼 지급하지 않았다"며 "회사는 오히려 배가 파손된 부분에 대한 책임만 물었다"고 폭로했다.

C씨는 또 "용접하다 다쳐서 응급실 치료를 받고, 무릎 연골을 다쳐 장기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회사가 응급실 치료비 말고는 아무 것도 해준 게 없었다"고 말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파업 예선노동자들의 말, 말, 말

부산지역 예선노동자들은 24시간 맞교대를 하는 사업장이고 울산지역 예선노동자들은 출퇴근을 하고 당직을 서는 형태로 일을 합니다. 예선노동자들은 선원법 적용을 받지 않고 근로기준법 적용도 받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비인력이 없어서 한 명이 쉬면 다른 노동자들이 두 배의 일을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시키는대로 일을 하고 임금은 주는대로 받았습니다. 단지 항만의 꽃이고 물류의 중심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습니다.

24시간 맞교대하는 부산의 경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교대자는 7일동안 집에도 가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일해야 합니다. 복귀한 노동자는 또한 7일동안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합니다. 사람이 생체구조상 잠도 못자고 7일 연속 일을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입사 14년차 휴가란 것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오로지 일하는 기계입니다. 한 회사의 경우 10년 되면 동남아여행을 보내주는데 대신 일하는 사람에게 수당을 주지 않습니다. 왜 안주냐고 하면 당신도 10년 되면 여행 갈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미안해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사했을 때 선배 노동자들이 한결같이 한 이야기가 예선노동자들은 아플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죽지 않으면 나와서 일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교대자가 힘들어지고 자주 아프면 동료들에 대한 마음고생 때문에 그만두어야 합니다.

입사 10년차 친구고 가족이고 없습니다. 명절날 고향에 가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고 관혼상제가 있어도 잘 가보지도 못합니다. 노는 날이 달라 친구들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자연히 친구들과 친지들이 멀어졌습니다.

취업규칙에 월 근로시간은 180시간인데 300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근기법이나 선원법 적용을 받지 못해서 초과근로수당이나 휴일근로수당도 없이 주는대로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태풍이 왔을 때는 더 바쁩니다. 선박들 피항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태풍 매미 때 24시간 목숨걸고 일한 대가는 수당 만원이 고작이었고 안주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울산의 경우 당직을 일주일 두 번 서는데 당직 서는 날은 아침 5시30분에 출근해 다음날 오후 6시에 퇴근합니다. 36시간30분을 연속 근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 아침 5시30분에 출근합니다.

배와 배 사이를 건너 다녀야 하는데 사다리도 없이 다니다 물에 빠지기도 합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살얼음이 얼면 정말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