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포르투갈 총선: 좌파블록의 선전, 그러나...

트로이카 지배와 살인적 긴축은 언제까지

메뉴보기: 클릭하세요. V

10월 4일 열린 포르투갈의 총선은 그리스의 상황과 달리 미묘한 결과를 낳았다. 비록 트로이카에 굴복한 우파 정권이 대중의 심판을 받아 다수를 상실했지만, 메모렌덤에 동의한 사회당의 미약한 성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우파연합은 의회의 절대다수를 상실했지만, 제1당을 유지했다. 좌파블록은 최상의 성과를 거뒀고, 득표와 의원수가 거의 2배로 늘어났다.

우파의 다수 획득 실패는 537만 유권자의 심판이었다. 집권 우파연합은 트로이카 메모렌덤 서명 직후인 2011년 선거에 비해 73만여표를 잃었고, 38.55% 득표에 그쳤다. 포르투갈 민중에게 가해진 가혹한 긴축조치로 50여만명이 해외로 이주했고, 이번 투표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사회당은 대중의 항의를 득표로 연결시키지 못한 채, 32.88% 득표에 머물렀다. 약 20만여표 정도 더 늘어났다. 호세 소크라테스 전총리가 부패혐의로 작년 이후 가택연금 상태이고, 안토니오 코스타 지도부 아래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승리했음에도 사회당 지지층은 여전히 분열돼 있다.

긴축반대 세력인 공산당은 트로이카 시대의 가두투쟁을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1석 증가, 3400표 증가에 머물렀다. 8.27% 득표로 17석을 확보했다.

유일하게 성과를 거둔 세력은 좌파블록이다. 좌파블록은 54만9000표(10.22%)를 얻어 19석을 확보했다. 특히 일부 지역구에서 우파연합에 맞서 승리함으로써, 10개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둔 전국적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역사적으로 마데이라 열도에서 좌파 의원을 배출했고, 17명의 당선자 가운데 3명은 비정파 소속이다. 그 중 한명은 오랜 장애활동가로 이제 그는 휠체어를 타고 의회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선거는 2014년 11월 전국 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 아래서 치러졌다. 여성 대변인 카타리나 마르틴스는 총리, 부총리, 사회당 지도자와의 TV 토론에서 당당히 맞서 환호를 받았다. 지난 2개월 동안 전국 각 지역의 거리에서 환영받았던 좌파블록의 성과가 선거로 반영됐다.

좌파가 명목상 의회의 다수가 됐고, 사회당은 좌파블록과 공산당의 지지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이 창출됐다. 그러나 선거 직후 안토니오 코스타는 우파 정부가 제출한 정책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고 밝혀, 트로이카 양허안과 유럽 예산협정에 동의한 3당 간의 대연정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좌파블록과 공산당은 정부와 트로이카의 긴축 정책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파 정부가 도입할 추가적 긴축조치(정부가 브뤼셀에 약속한 연금 6억유로 삭감을 포함한)에 사회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구성의 실패와 새 선거 실시의 가능성은 현행법에 위배된다. 대선이 1월이기 때문에 의회를 해산할 권한이 없고, 새 정부도 6개월 이전에는 해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록 좌파블록이 선전했지만, 좌파블록과 공산당 연합을 중심으로 한 반긴축 세력은 국민당 회당의 대연정에 맞서야 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지속되는 트로이카의 지배와 살인적 긴축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