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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영리병원에 유탄, 공공의료 중요성 부각

“전염병 공포 앞에서 영리병원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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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보건복지부가 국립중앙의료원을 메르스 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기존 입원환자를 9일까지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전원) 하면서 홈리스와 저소득층 입원 환자에 대한 대책 마련과 공공 병원 시설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숙인 인권 단체 ‘홈리스행동’은 지난 7일 서울시 메르스 비상대책본부에 공문을 보내고 “노숙인 등에서 전원 누락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며 “추락 골절로 입원 중이던 쪽방 주민 A씨는 병원 측의 퇴원 요구를 받고 요양병원으로 전원했지만 국립의료원에서 왔다는 이유로 강제 퇴원 됐다가 간신히 다른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이동현 홈리스 행동 활동가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현재 자기가 앓고 있는 병이 가장 고통이 심한 법인데, 치료도 다 하지 않고 전원도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노숙인들이나 저소득층이 고통을 겪고 있다. 질병에도 서열이 있는 것 같다”며 “노숙인들이 반드시 다른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활동가는 A씨 사례 외에도 7일 국립 중앙의료원에 갔다가 도움이 필요한 B씨를 만난 사례도 전했다. 그에 따르면 B씨는 당뇨로 입원할 정도로 심한 상태였지만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진단서가 없어 요양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B씨는 결국 보건소에서 검진을 받고 ‘홈리스행동’의 도움을 받아 노숙인 시설에 들어가기로 했다. C씨의 경우는 지방 의료원으로 전원하기로 했지만 미납 비급여 병원비가 있어서 병원 측과 실랑이를 하다 간신히 전원했다. A, B, C씨는 그나마 빈곤, 사회복지 단체 등이 보호자 역할을 해 전원이나 시설에 들어갈 수 있게 됐지만, 개별로 입원한 저소득층 환자들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3년 사스가 유행할 때 미국 의사협회지에 실린 감염병 대처 방법 등에 대한 한 논문은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의료단체인 ‘건강과 대안’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논문은 “특정집단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방식으로 (감염) 관리대책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계층이나 집단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똑같은 관리 대책이 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가 창궐한 대한민국은 이윤만 추구하는 병원을 규제하지 못해 영리병원이 전염병에 무력화되면서 오히려 계급적 측면으로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영숙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염병 공포 앞에서 영리병원들은 무용지물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그 결과 국립의료원이 메르스 거점 병원으로 지정되고, 그 병원의 기존 주요 환자들이었던 가난한 서민층 환자들이 병상을 비워주고 쫓겨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평상시에는 부자들, 중산층들이 이용하지도 않던 돈 많고 시설 좋은 삼성 서울병원 등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결국 전염병 공포 앞에 자본이 아닌 공공 병원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강동진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인권 변호사 출신 박원순 시장이 메르스 대책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국립의료원 사례처럼 저소득층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없도록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국립의료원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한 것은 필요한 조치였지만, 저소득층에게 유탄이 돌아간 데 대한 것은 나름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국가가 지자체와 협의 속에서 서울의료원이나 북부병원 등에 전원을 적극 협의해 주고 풀어나갔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었다. 정부는 지정병원으로 결정만 하고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국장은 삼성 서울병원 문제에 대해선 “아시아 최대라는 타이틀로 외래 환자 1만 명에 입원환자 4천 병상, 호화 병실이라며 몸집만 불렸지 실제 돈이 안 되는 응급시설이나 병원 감염 현실은 예견된 문제였다. 제대로 된 의료기관인지의 문제”라며 “반면 국립의료원은 그동안 허접스럽게 인식됐지만, 누가 찾아오든 최상의 진료와 최대한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사태에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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