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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개악 그 후...갈등과 분열이 싹튼다

[연금개악] 공무원노조 위원장 ‘탈퇴선언’...후속 기구 참여 등 문제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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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시작했던 공무원연금 개악저지 투쟁이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막을 내렸다. 장장 1년여에 걸친 투쟁의 끝에는 공무원연금 개악과 노조 분열이라는 악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진영이 연대체를 구성해 공무원연금 개악저지와 공적연금 강화 투쟁에 나섰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이라는 여론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성과에 비해 잃은 것이 너무도 많았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맞바꾼 합의는 논란거리로 전락했고, 아직 맹아에 불과한 국민연금 여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기만 하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공무원연금개악 후 갈등과 분열 확산되는 공무원노조
이충재 위원장은 ‘노조 탈퇴’ 선언...혼란의 연속


사건의 발단은 5월 2일 새벽에 시작됐다.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이 공무원연금개악 합의안에 직권조인 하면서부터다. 노조 위원장은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며 지도부 사퇴를 언급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사퇴를 번복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조합원 총투표에 붙이자는 안을 들고 나왔다. 5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 총투표 안이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대의원대회 결과는 부결. 투표에 참가한 396명 중 244명(61.6%)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리고 공무원노조 위원장과 사무처장의 사퇴는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3일,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돌연 ‘사퇴’가 아닌 ‘탈퇴’를 선언했다. 연금개악 저지는 고사하고 내홍도 수습하지 못한 노조는 더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현직 위원장이 절망하며 탈퇴합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공무원노조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편지에는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이 고스란히 담겼다. 직권조인에 따른 위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서는 ‘모욕과 멸시만이 있었다’고 분개했고, ‘조합원과 비전은 없고 정파들만 활개 치는 전공노와 민주노총’이라며 비난을 했다.

특히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향해 “연금 투쟁 전반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음에도 공무원노조의 갈등을 조장하는 짓만 했다”며 “정책과 실력은 없고 뻥파업과 입투쟁만 외치는 노조는 설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대대적인 정파 척결을 주장하며 “전공노와 민주노총을 탈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조합의 가나안을 찾는 여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합법노조 설립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일부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경남 및 전남 지역 일부를 중심으로 조직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 및 서울 쪽은 소규모에 불과해 사실상 지역노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공백상태를 맞은 노조는 4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향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용천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중집을 소집해 본부장들과 직무대행체계 구성 및 향후 계획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개악은 끝났지만 ‘인사정책 협의기구’ 등 후속 처리 문제는 남아

노조는 지난 28일, 국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저지하지 못했다. 직권조인 논란이 발생한 2일부터 국회에서 개혁안이 통과된 28일까지도 내부 혼란이 수습되지 않은 까닭이다. 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무원연금 개악은 기정사실화됐다. 아울러 합의사항인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 구성 등의 사후 처리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노조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해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모수개혁 △(공무원)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 구성 △공적연금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 구성에 합의했다. 인사정책 협의기구는 공무원, 교원의 보수 및 직급 간 보수격차 적정화, 연금 지급개시 연령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해소방안, 승진제도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국회에서 공무원연금법이 통과된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1개월 내에 인사혁신처 내에 설치해야 한다. 정부 대표와 공무원, 교원 대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운영기간은 6개월 이내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30일 대의원대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한 ‘조합원 총투표’를 부결시켰다. 사실상 노조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거부한 셈이다. 자연스레 합의안에 따른 기구 참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용천 대변인은 “새로운 집행체계를 꾸린 뒤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협의기구 참여 여부가 불확실하다. 대의원대회에서 사실상 합의안이 부정됐기 때문에 실무기구 참여도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금개악에 이어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정부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어떻게든 협의기구에 노조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조 관계자는 “공무원노조법이 이미 국회에서 통과돼, 인사정책 협의기구나 국민연금 사회적기구 등의 후속적 합의가 살아 있는 상태다. 노조가 합의안을 부정하더라도 후속 합의는 남아 있는 것이어서 정부도 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며 “노조 참여 문제는 향후 정리가 필요한 지점이나, 조직 명의로 합의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에 노조 차원에서 기구에 개입해 이행을 담보해내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악과 함께 공무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연금 지급개시 연령 연장에 따른 소득공백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임금피크제를 전제로 한 정년 65세 연장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 최대 쟁점인 ‘임금피크제’ 도입과 공무원 인사정책 논의를 교총과 공노총에 모두 일임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노조 관계자는 “(기구에서) 후속 대책으로 정년 연장문제를 논의하다보면 총임금의 변화 없이 정년만 연장하는 임금피크제 방식이 나올 수 있다. 그럴 경우 (교총과 공노총에 맡기기에는) 위험한 측면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가 인사정책 기구 참여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한 이충재 위원장 측과 갈등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이 위원장은 조합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공무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인사정책 제도 개선 투쟁을 책임 있게 마무리해 나가겠다”며 협의기구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명의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노동조합을 새로 설립한다고 해도 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개입할 여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공적연금 투쟁은 현재진행형...‘사회적기구’ 활용여부도 쟁점

‘공적연금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 구성 문제도 남아 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둘러싼 논쟁은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의 가장 큰 성과였다. 애초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한다’는 합의가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문구로 대거 후퇴되긴 했지만, 공적연금 문제를 여론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노동, 시민사회진영이 사회적기구를 국민연금 투쟁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냐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우선 여야는 각각 7명 씩 총 14명으로 이뤄진 공적연금강화 특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사회적기구는 양당이 각각 10명씩 추천한 20명으로 구성되며, 그 중 2명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사회적기구에서 안을 마련하면 특위가 이를 심의해 입법화하는 구조다. 운영시한은 10월 31일까지며, 1회에 한해 25일을 연장할 수 있다. 사회적기구에서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을 검증하게 된다. 아울러 공적연금 강화 및 노후빈곤 해소방안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 진영은 아직 사회적기구 참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200여 개의 노동,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도 하반기 국민연금 투쟁에 전면적으로 결합한다는 방침만 결정해 놓았다. 연금행동 관계자는 “내부에서 기구에 참여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며 “노사정위와는 달리 이번 논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사각지대 해소 등을 위한 것이어서 큰 논란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사회적기구를 공적연금 투쟁의 여론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회단체 관계자는 “사회적기구 참여와 관련해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들러리 기구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예상된다. 물론 국민연금 투쟁을 위한 동력이 있다면 기구에 들어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여론화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기구를 활용해 여론화를 꾀하는 것도 전술 중의 하나”라며 “밖에서 구경꾼이 될 것인가, 아니면 들러리 기구라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가 여러 쟁점들을 여론화할 것이냐의 선택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노총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악 과정에서 사회적기구가 들러리였다는 것을 여야 야합을 통해 확인했다. 공적연금 사회적기구 역시 여기서 진전된 기구라 보지 않는다. 내용적으로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의 타당성을 검증하겠다는 것은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를 민주노총 요구로서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금전문가는 “사회적기구에서 이상적인 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가 논의돼야 한다”며 “사회적기구는 노후소득 적정성과 노동시장 문제, 연금제도 내적 개혁 등을 여론화하고 개입할 수 있는 활용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집행부분열

    직권조인이 잘못되었다고 대의원대회가 의결했다면 현장에서 그 뜻을 찾아야 한다. 국민노총 만들듯이 책임을 상급단체와 정치조직에 전가하고 새로운 공무원노조 만들어 달라고 집행부 뽑아주지 않았다. 직권조인으로 여야합의를 우선으로 삼는 집행부는 정치권 합의가 우선인가 단결투쟁이 우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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