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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T는 경주 노동자를 울진으로 쫓아냈나

민주노조 후보 지지한 노동자 부당 인사 발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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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주지점에서 6년간 일하던 노동자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울진지점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KT노조 선거에 민주파 후보로 출마하려고 했던 그는 회사가 민주파 성향 직원을 부당하게 발령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1월 20일 KT 노조 임원 선거가 있었다. KT 대구본부 위원장 후보로 출마하려고 했던 손수호 씨는 후보 추천 서명서에 후보 사진을 붙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출마하지 못했다. 손수호 씨는 지난 2013년 KT노조가 한국노총에 가입할 때 반대한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이다.

손수호 씨는 “추천인 서명을 받고 제출하는데 서류에 사진이 없다고 후보 등록을 안 시켜줬다. 제출하고 5분도 안 돼서 사진을 들고 갔다. 서류 보완은 2일 동안 할 수 있는데 회사에서 그것도 안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후보에 출마하지 못했다. 그러나 12월 22일, KT 경주 지점에서 6년 동안 일했던 그는 갑자기 울진 지점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관행적으로 인사 발령은 본인이 의사를 물어본 뒤 이루어지지만, 회사는 손수호 씨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

손 씨는 “경주 사람이 울진에 가서 영업하기 힘들다. 휴대폰을 팔면 주로 경주 사람이다. 대학생 고객이 10시에 수업이라고 9시까지 갖다 주기로 했는데, 오전에 사무실에 안 들렸다고 사무실에서 결근처리를 했다. 사무실에 들렀다 가려면 7시에는 사무실에 가야 하는데, 그 시간에 사무실에 오면 아무도 없는데도 그런 식으로 수시로 시비를 건다”며 하소연했다.

KT 대구본부에서 근무하던 다른 2명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근무지가 바뀌었다. 이들은 KT노조 선거 중앙본부 위원장 민주파 후보 측 참관인이었다. 역시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이다.

이들은 이번 인사발령이 “민주파 후보를 지지한 직원들에 대한 보복적인 인사 발령”이라며 지난 12월 22일부터 대구시 남구 봉덕동 KT 대구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KT노조 선거 이후, 민주파 후보를 지지한 노동자에 대한 인사 발령은 대구본부뿐 아니라 부산, 전남, 충북, 강원 본부에서도 있었다. 민주파 후보자로 출마했거나, 참관인을 했던 15명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근무지가 바뀌었다. 이에 23일 오후 4시 KT전국민주동지회는 대구시 남구 봉덕동 KT 대구본부 앞에서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나라라고 하지만, KT에서는 아직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조차 KT에서는 불가능하다”며 △부당 인사 발령 원상 복귀 △인사 발령 책임자 문책 △황창규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말

김규현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