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속 좁은 고백

[연정의 바보같은사랑](85) 코오롱 정리해고철회 요구 단식농성 한 달을 며칠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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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 즐거움이 되어야할
노동의 가치가 삶의 보편적인 가치로 인정받는
세상의 주인 이 세계의 주인
그가 우리의 진짜 지도부다


2005년 2월 코오롱 구미공장 78명에 대한 정리해고 이후 10년째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복직 요구 투쟁을 하고 있는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이하 ‘정투위’) 최일배 위원장과 ‘정리해고철회원직복직쟁취를위한코오롱투쟁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박선봉 대표(민주노총 경기중부지부 사무차장)의 단식이 시작된 지 21일이 되는 11월 25일 저녁 과천 코오롱 본사 앞.

  과천 코오롱 본사 앞 단식농성장

사회를 맡은 박정상 씨(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조직국장)가 이틀 밤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썼다는 <그가 우리의 지도부>라는 시를 낭송하며 문화제를 시작한다. 여느 때와 달리 많은 이들이 참석한 집중 촛불 문화제에 최일배 위원장이 맨 앞 자리에 앉아 박수를 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몸짓패 ‘선언’이 진행하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율동에도 환한 웃음으로 함께 한다.

“단식 21일 차가 되는 오늘 저는 속 좁은 생각을 했습니다. 매주 화요일 동조 단식자들이 오면 회사 둘레 삼보일배를 하는데, 지난주에 7명이 하다 보니 너무 쓸쓸했습니다. 10명은 되어야 할 수가 있다 보니 오늘 삼보일배에 10명이 올까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10년을 싸우고도 그 작은 한 가지에 집착했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11월 23일, 단식 21일차 집중 촛불문화제

최일배 위원장이 ‘속 좁은 고백’을 하겠다며 발언을 시작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불매 산행 11개 일정 진행 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공대위 회의를 통해 세월호 투쟁 집중을 위해 이후 6개 불매 투쟁을 취소하는 결정을 했었다. 그런데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는 지금 동조단식자 몇 명이 오는지에 신경 쓰는 자신이 너무 속이 좁다며 반성을 한다. 더 이상 달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분이 지지 응원 현수막 제작에 호응해주고 있고,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고맙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이렇게 함께 해주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걸 못 보는 자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단식농성 21일 차, 촛불문화제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최일배 위원장

“처음부터 쉽게 반응이 올 거라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단식은 반도 아니 3분의 1도 못 왔습니다. 단순히 밥을 굶는 게 아니라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투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투쟁이기 때문에 이 투쟁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코오롱 단식투쟁 연대의 날’로 정해 집회와 저녁 문화제·시민선전전을 하고 코오롱 본사 둘레를 돌며 삼보일배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참여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최일배 위원장과 함께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박선봉 씨는 단식농성 중에 처남의 장례를 치루고, 생일을 맞기도 했다. 10년 투쟁 끝에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하는 무기한 단식농성 21일 차에 일주일에 단 하루 회사가 보기에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인원인 10명이 연대하기를 바라는 게 정말 속 좁은 욕심일까? 속상하고 가슴 아린 고백이다. 단식농성을 하는 주체도 ‘한 달이 안 되는 단식농성으론 어림없다’고 생각하는 씁쓸한 세상이다.

  코오롱 단식투쟁 연대의 날 웹자보 [출처: 코오롱투쟁공대위·과천시민대책위]

  12월 2일 민주노총 결의대회 웹자보 [출처: 코오롱 정투위]

단식농성 28일 차가 되는 12월 2일 화요일에도 과천 코오롱 본사 앞에서 ‘연대의 날’ 일정이 진행된다. 이 날 오후 3시에는 ‘코오롱 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도 예정되어 있다. ‘코오롱 정리해고 해결을 바라는 과천시민대책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코오롱 정리해고 해결을 바라는 온라인 서명’ (http://reactkolon.kr)도 진행되고 있다. 또, 코오롱 투쟁에 대한 응원의 마음을 3,650개의 현수막에 담아 과천 코오롱 본사를 에워싸는 ‘다다익선 응원현수막 3,650’ 프로그램(http://www.socialfunch.org/kolonout)에도 함께 할 수 있다. 시간 될 때 오며가며 단식농성장에 방문하여 마음을 나눌 수도 있고, 코오롱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오롱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는 있는 방법은 무척 많다.

오는 12월 4일 단식농성 한 달이 되는 최일배 위원장의 ‘속 좁은 고백’에 ‘통 큰 연대’로 화답하는 12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정투위 동지들은 항상 이 얘기를 합니다. 이 싸움이 끝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우리가 얘기하는 승리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와 10년 동안 함께해주신 동지들이 이 자리에 있는 한 우리 투쟁은 이긴 투쟁이라고요.” - 11월 23일, 촛불문화제에서 최일배 위원장

  ‘다다익선 응원현수막 3,650’ 웹자보 [출처: 코오롱투쟁공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