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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도심 집회,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 싸우겠다”

4천여 시민 특별법 제정 촉구 행진...진실규명 ‘국민추진단’ 구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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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65일을 맞은 27일, 세월호 유족들과 전국의 시민들이 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사진/ 김용욱 기자]

  [사진/ 김용욱 기자]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5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국민대회를 개최한 뒤 도심 행진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상경한 약 4천 여 명의 농민과 노동자, 시민 등이 참여했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5개월이 넘는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은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해 싸움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며, 시민들도 진상규명을 위한 직접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2일 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방인성 목사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165일 동안 거리를 헤매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 약자를 억압하는 사회에서 성직자로서 목숨을 내어 놓고 헌신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진실규명은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이제 국민과 청년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동조단식에 참여한 시민은 30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전국 곳곳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도보행진도 이어졌다. 인천과 수원, 양평, 성남 등에서 행진을 시작한 시민들은 1박 2일간의 도보행진을 거쳐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서울시청까지 행진을 벌인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자본의 이윤추구에 맞서 인간 존엄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행진을 진행했다. 우리가 함께 할 테니 유족들도 힘을 내 달라”고 밝혔다.

  [사진/ 김용욱 기자]

  [사진/ 김용욱 기자]

세월호 유족들도 심기일전해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가족대책위를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심기일전해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거나, 혹은 이와 버금가는 안을 정치권이 모색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며 “다시 협상에 임하는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원칙에 부합하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도 다시 한 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힘을 모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국민대책회의도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시민들의 직접 행동을 조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혜진 국민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제 우리가 스스로 나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추진단’을 만들려고 한다. 국민추진단은 알권리와 참여할 권리를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3일, 10명의 세월호 생존자들과 함께 진도 팽목항으로 향하는 ‘기다림의 버스’를 운행한다. 10월 20일 부터는 유족과 국민대책위 등이 전국의 재난참사 지역들을 방문한다.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11월 1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이어진다.

한편 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 경, 집회를 마무리하고 서울시청에서 을지로를 거쳐 종각까지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을 마치고 단원고 2학년 고 임세희 양의 아버지 임종호 씨는 “21년 전 서해 훼리호 침몰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 그 당시 특별법이 제정됐더라면 이런 참사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 부디 안전한 나라에서 살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 씨는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유족들에게 여한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언제든지 찾아오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아 37일 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내일도 기다리겠다. 대통령은 꼭 약속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8시 경 보신각에서 행진을 마친 시민과 유족들은 오후 9시부터 유족들이 농성중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국민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 김용욱 기자]

  [사진/ 김용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