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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체르노빌 능가할 것”

사고 수습 언제 끝날지 몰라 방사선 총량은 체르노빌 이상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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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체르노빌 사고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최고등급인 레벨 “7”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 11일부터 4월 5일까지 대기 중에 방출된 방사성 요오드131과 세슘137의 총량이 3월 23일 현재 약 10만 테라 베크렐(테라는 1조 배) 이상이 되어 “레벨 7”의 기준인 5만 베크렐을 넘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침에는 “레벨 7”을 “대책 확대가 필요한 방사성 물질의 대량 방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국가에서 포괄적인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동반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체르노빌 사고의 방출량의 10%에 불과해 같은 등급이라도 사고의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반핵단체인 민들레사(단포포사)는 13일 발행한 <지진 및 원전사고 정보 39호>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체르노빌 사고를 넘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민들레사는 체르노빌의 방출량은 사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진정된 날까지 약 10일간의 총량이라며, 현재까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선 총량이 체르노빌의 10%에 불과하지만 더 오랜 기간에 걸쳐 방출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더 큰 사고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는 지금도 시간당 1테라 베크렐 정도가 계속해서 대기에 방출되고 있다고 한다. 민들레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상태가 계속되면, 배출량은 수천 테라 베크렐에 도달해 또 다른 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원전 전문가인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 대학 교수도 14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넘어설 가능성을 강조했다. 장정욱 교수는 “7등급으로 최대사고이었던 체르노빌원전 발전소의 경우 설비용량이 100만kW인데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1~4호기를 합하면 용량이 3배 정도 된다”며, “만약 체르노빌 발전소처럼 터진다든지, 혹은 터지지 않더라도 이 상태가 몇 달 더 이어지면 유출된 방사선량은 체르노빌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의 마츠모토 준이치 원자력입지본부장 대리도 4월 12일 기자회견에서 “사고의 양상이 다르다고 해도, 방출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체르노빌과 같거나 그 이상의 사고가 될 수 있다고 심각성을 인정했다.

관건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처리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의 정확한 시간표를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도 방사능 누출이 최소 몇 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수상은 아마노 유키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사고처리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일본원자력위원회는 “이것은 1년을 단위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처리는 무엇보다도 전력설비보수, 냉각시스템 복구에만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복구된 것은 1~4호기의 중앙제어실과 터빈실의 조명시스템 정도만 회복되었고, 원자로 내부 복사검측 시스템을 비롯한 대부분의 설비들은 사용할 수 없다. 설비 보수를 위해서는 반드시 발전설비건물에 들어가야 하지만 건물 내부 고농도 방사성으로 오염된 고인물이 제거되지 않아 작업자들이 들어갈 수 없다. 또 원자로 각 제어에 필요한 외부전원 케이블 부설작업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아시아재해방지센터 주임연구원은 “이것은 하루이틀, 또는 한두주 동안에 완수할 수 없는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설비들이 복구된다고 해도 원자로를 완전히 봉쇄하는데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 현재 당장 급한 것은 원자로 내 연료봉이 일정한 온도까지 냉각 되어야 한다. 2호기의 경우 연료봉이 이미 부분적으로 용해되어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2호기의 격납용기에서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원자로 봉쇄 이전에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것부터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