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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동경, 랩핑된 스니커즈, 나이키 덩크 로우 범고래, 2022, pigment print, 145x108.8

  곽동경, 스페이스워크, 포항 환호공원, 2022, pigment print, 108.8x145

  곽동경, 추락하는 고무동력기, 화성 어섬비행장, 2022, pigment print, 108.8x145

  곽동경, 소품용으로 제작된 신문, 2022, pigment print, 145x108.8

  곽동경, ICBM 홍보영상 위 스니커즈 시리즈, 2022, pigment print, 80x60

  곽동경, ICBM 홍보영상 위 스니커즈 시리즈, 2022, pigment print, 80x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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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시스템이 부재한 비행체의 위상은 제국주의의 가미카제(Kamikaze)이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탈거한 채 표류하는 그 비행체의 위치를 이제 hype이라 부르자. 동시대의 hype은 진리이자 참 된 것이며, 누구나가 다 원하는 이데아다.

인플루언서는 ‘유명해서 유명한 사람’이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수사학자이지만, hype으로 구축된 세계에서는 권력자가 된다. 또한 우리는 ‘비싸기 때문에 비싼’ 스니커즈의 모든 기표들을 떼어놓고 공중으로 띄워둘 때 정복자가 될 수 있다. 회귀한 아우라는 여전히 제의가치에서 발생한다.

‘읽을 리 없는’ 신문은 hype을 위한 소품이다. 기사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지만, 촌스러운 한글 기사보다는 영문 기사를 인용하는 것은 필수이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기위한 집도, ‘발사될 리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모두 hype을 두고 벌어지는 생존전쟁이다.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전망대로 올라간 사람들을 개척자라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태양권계면을 지난 보이저1호(Voyager 1)의 동서남북을 누가 정할 수 있을까? 애초에 방위란 약속된 허구이니, 이제 미끌거리고 헛헛한 공중에서 동서남북을 잊어도 된다. 우리의 영점(Zero point)을 대지가 아닌 공중에 둔다면, 땅에 처박히는 일은 피상적 망상에 불과하다. 지평선은 구시대적 시공간일 뿐이다. hype과 그 것을 향한 욕망을 제외하면 사실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hype은 여전히 참된 것이다.

모든 가치의 정점인 hype을 향해 질주하자. 높은 위치를 선점하고 사진을 찍자. 이제 사진의 존립근거는 바뀌었다. 곧이어 모든 사물의 가치도 달라진다. hype으로 세계를 정렬시킬 때 뒤틀린 과거의 세계는 폐기시켜도 된다. hype으로 재편된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기존 가치체계를 믿는 자들은 에테르(ether)없이는 빛이 우주를 횡단하지 못할 것이라 믿는 햄스터들이다.

hype의 획득은 이제 생존이다. 모든 hype의 픽셀들이 공중에서 모일 때 진취적 멸망을 상상할 수 있다. 구름이 무거워져야 비가 내리며, 위치에너지가 클수록 전환되는 운동에너지 또한 커진다. hype을 모으고 또 모으자. 한계란 없다. 계영배는 꼰대들의 술잔이다.

이 세계에서 완벽한 착지가 가능할까? 추락하는 비행기에 착륙시스템은 필요하지 않다.


<각주>

1) 가이진ENT의 게임 워썬더(War Thunder)의 비행기 비정상적인 착륙장면
https://funnyjunk.com/Perfect+landing/funny-gifs/4979355/
덧붙이는 말

곽동경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시각문화이론을 공부했다. 근현대를 통과하며 탈락된 역사와 굴절된 욕망들을 탐구하는 사진을 찍는다. 현재는 산업구조 변화에 의한 착취적인 화폐시스템에 관해 작업 중이다. 개인전 <틸틸미틸> PlanB project space, 서울(2021)과 기획전 <두꺼비집> 오시선, 서울(2021) 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