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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세 중 “차별금지법 패스트트랙 지정” 기습 시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단식 44일째…25일 차별금지법 국회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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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활동가들이 24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박홍근 원내대표의 지방선거 일정을 따라다니며 차별금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던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이 지난 19일 단식을 중단한 가운데,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이날로 단식 44일째가 됐다.

이날 정오, 9명의 활동가는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유엔 아시아본부 유치 정책 유세’를 하는 송영길 후보를 찾았다. 이들은 유엔 아시아본부를 서울에 유치하겠다는 송 후보의 연설에 “유엔이 권고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우선”이라고 외쳤다. 한 시위자의 피켓에는 “차별금지법도 없는 나라에 유엔? 그런 나라 안 갑니다”라고 적혀 있기도 했다.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와 관련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연대체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활동가 한 명이 팔과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송영길 후보는 존엄과 인권, 평등이 유엔 헌장에 명시되었다는 것을 아는가”라며 “지지 유세하러 온 박홍근 원내대표는 왜 평등이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밀려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나. 차별금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구에 대한 답이 이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유동균 마포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박홍근 원내대표 일정에서도 시위를 이어갔다. 한 시위자는 “(차별금지법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채택하고, 패스트트랙으로 제정해달라”라고 외쳤고, 또 다른 시위자는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15년 동안 기다렸다. 15년 동안 계속 ‘나중에’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더 이상 기다리는가”라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달라. 저희는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서 투표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이날 아침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시민사회 원로들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아직 당내 의원들의 입장이 분분하다는 이유를 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면담에는 김상근(전 KBS 이사장), 김중배(전 MBC 사장), 정강자(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지영선(전 환경운동연합 대표), 윤정숙(녹색연합 공동대표) 등 다섯 명이 참석했다.

한편 오는 25일 오전 10시에는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제1소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차별금지법 공청회 날짜 등을 담은 공청회 계획서를 단독 채택했다. 지난달 26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차별금지법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결정한 지 한 달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