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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압과 방치를 넘어…세월호 8주기, 다시 외치는 ‘진상규명’

4.16연대 등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약 한 달간 각종 추모 행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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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8주기 한 달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다짐하는 추모 기간이 선포됐다. ‘기억’ ‘약속’ ‘책임’을 키워드로 3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행사와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는 16일 오전 서울시의회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별이 된 304명 희생자의 이름으로,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노란리본의 물결을 만들어 달라”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온 국민이 다짐하고 정부도 정치인도 모두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날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져 있고, 304명이 희생된 사건에 대해 구조 세력 말단인 123정장 외 아무도 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오늘부터 4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우리는 그날 스러져간 안타까운 304명의 목숨을 기억하고 그 안식을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안에 세월호참사와 그 이후의 폭력에 대한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의 완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시민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팽목 집중의 날’, 토론회, 시민 행진, 기억식, 노란리본 물결운동, 북콘서트, 세월호 기억공간 내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된다. 오는 26일은 ‘팽목 집중의 날’로 팽목항에서 기억문화제가 열린다. 4월 9일엔 세월호 8주기 국민대회 및 시민 행진이 예정돼 있다. 약 4km를 행진하며 세월호 참사 피해자 및 재난 참사 피해자의 요구와 생명안전 문제를 사회의 주요 의제로 부각하고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8주기 당일인 4월 16일엔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기억식이 열린다.

“탄압의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더 큰 횃불 들어야”

이날 기자회견에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더불어 검찰총장 재직 시절 무혐의, 불기소 남발로 세월호 관련 수사를 부실하게 이끈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한미경 4.16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년은 세월호 유가족, 피해자, 세월호 참사가 해결되길 바라는 국민에게 참담한 한 해였다”라며 “참사 몸통이라 얘기된 박근혜가 사면되고,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밝히지 못한 진실과 처벌과 멀어지는 상황을 분노하며 지내야 했다”라고 말했다.

한 공동대표는 “우리는 다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밝히지 않은 아이들을 물속에 잠기도록 두었던 상황과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5년의 시간, 세월호 참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질문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크지 않은 기대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래의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다. 304명 희생자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은 당선인의 책무이기 때문”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지 않고 책임자 처벌하지 않고서는 안전사회로 갈 수 없다.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결코 정치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월호 참사 피해 유가족들은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대표는 “이번 대선에선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후보가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공약을 제안했더니 응답 자체를 전면 거부했다”라며 “당장 눈에 보이는 탄압은 거세질 것이라 예상된다. 기억공간을 철거하고 생명 안전 공원과 트라우마 센터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 잘 지내냐는 지하철 광고도 검열하는 세상이 이미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헛된 희망과 약속을 지키라는 말 대신 다시 혁명을 외쳐야 한다. 촛불 혁명이 혁명 아닌 미완성의 항쟁으로 끝나버린 것을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며 “정권을 되돌렸어도 우리는 절대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넘어서는 세월호가 돼야 한다. 탄압의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더 큰 횃불을 들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부)은 “진정한 추모는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다뤄지는 게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관점에서 다뤄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그는 “억울한 죽음에 지겨움이 어디 있겠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만두라는 게 어디 있나”라며 “안전한 일상을 담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