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소련’에 갇힌 보수언론, ‘사회주의’와 ‘철밥통’에 발끈

이백윤 선본, “‘철밥통 꿈도 꾸지 말라’는 악다구니야말로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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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이백윤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가 “전 국민 철밥통 시대를 열어가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보수 언론이 비난을 쏟아냈다. 언론들은 이 후보의 발언이 ‘엉터리 주장’이라며 “고작 ‘철밥통’ 얘기로 사회주의를 선언하는 모습은 안타깝다”라고 비난했다. 최근 보수 언론들은 사회주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칠레나,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 등 밀레니얼 사회주의 흐름에 구 소련식 사회주의 이미지를 덧씌우며 비난해 왔다. 이백윤 선본 측은 “철밥통은 꿈도 꾸지 말라는 당신들의 그 악다구니야말로 엉터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백윤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철밥통’ 발언 놓고 “엉터리 주장” 비난
이 후보 측 “자본주의에선 가능하지 않기에 사회주의 주장하는 것”


이번 대선에서 ‘사회주의’를 내걸고 출마한 이백윤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는 지난 15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미국, 영국 청년들도 여론조사 하면 절반 이상이 사회주의 하자고 말한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4명 중 3명이 자본주의 안 된다고 한다”라며 “군사쿠데타로 노동조합 지도자와 사회주의자 3만 명이 죽었던 칠레에서도 민중들이 얼마 전 신자유주의 무덤을 만들겠다며 사회주의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망해라, 투기공화국! 새롭게 노동자 민중의 사회주의 해방세상을 열어가자’고 분명하게 말하러 나왔다”라며 “국가 예산을 1,000조로 늘리고, 일하는 모두가 정규직이 되자. 사회주의로 전 국민 철밥통 시대를 열어가자”라고 발언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민노총 집회서 “전 국민 철밥통”, 실제 그런 공약 던지는 여야 후보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엉터리 주장”,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철밥통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때 되면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공무원 등을 비판할 때 쓰는 말”이라며 “전 국민을 철밥통으로 만들자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국민의 환심을 사기도 어려운 소리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국민 철밥통’ 주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과 기본대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원가주택 공약 등과 다를 바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기득권 양당체제 깨자” “전국민 철밥통시대 열자”> 기사에서 “고작 ‘철밥통’ 얘기로 사회주의를 선전하는 모습은 안타깝다”라고 썼다. 또한 “물론 사회주의라는 단어에 과잉반응 보일 필요는 없다. 2033년 초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전경련 임원이 외신 인터뷰에서 인수위에 대해 “사회주의적(socialist)”이란 표현을 쓰는 바람에 한때 시끄러웠다”라며 “2022년 한국은 그때보단 성숙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이백윤 공투본)는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전 국민 철밥통’에 주목해준 것에 고맙다”라며 “꼬박꼬박 월급 나오길 바라는 게 뭐 어떠냐. 아무리 열심히, 뼈 빠지게 일해도 ‘당장 내일 내 밥그릇은 남아 있을까’ 걱정하는 노동자가 넘쳐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서 “30대 재벌 사내유보금만 1천조 원이 넘고, 총수 일가는 손 하나 까딱 않고 매년 수천억 원씩 ‘배당금’으로 받아 가는데 ‘꼬박꼬박 월급 나오는 철밥통은 꿈도 꾸지 말라’는 당신의 그 악다구니야말로 엉터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철밥통, 자본주의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일하는 모두에게,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모두에게 생존 걱정 없이 자기 삶을 그려 나갈 기회조차 주지 못하는 이 무능한 체제, 자본주의에는 답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고작 ‘철밥통’ 얘기로 사회주의를 선전하는 모습은 안타깝다’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멋진 말’로 꾸민다 한들 자본주의에 답이 없다는 것만큼은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보수 언론, 밀레니얼 사회주의 흐름에 “신기루에 불과하다” 연일 비판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 신문은 최근 중남미에서 다시 불고 있는 핑크타이드 바람에 대해서도 비판해 왔다. 조선일보는 지난 12월 20일 칠레에서 사회주의 좌파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라틴아메리카에 핑크 타이드(Pink Tide·분홍 물결)가 거세지고 있는 배경으로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꼽았다.

  칠레 사회주의 좌파 대통령 당선자 가브리엘 보리치 [출처: 가브리엘 보리치 트위터]

조선일보는 “지난해부터 중남미가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민생난이 심화되자 각국 국민들이 과거의 달콤한 복지 국가를 그리워하며 ‘2차 핑크 타이드’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라며 “미 바이든 정부 역시 국내 팬데믹과 경제 위기 대응 때문에 중남미발 불법 이민자를 막는 데 급급, 아무런 중남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집중하며,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에 대해 “각종 무상 복지와 반미 표퓰리즘을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칠레의 사회주의 좌파 대선 후보였던 보리치 당선 직후에는 “칠레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였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후보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당선되자 투자자들이 비관론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역시 남미에서 당선된 좌파 정권들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내비치고 있다. 동아일보는 페루, 온두라스, 칠레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한 것을 두고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세 사람은 모두 강경 진보 정책을 주창하고 있다”라며 “이제 핑크 타이드가 ‘원조’를 넘어 더 붉어진 느낌마저 든다”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 국제부 차장은 지난 12월 29일 칼럼에서 “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옛 소련은 사유재산을 죄악시했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집단농장 같은 실험을 벌였지만 결과는 처참했고 소련 또한 무너졌다”라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과 원자재 대체 산업을 키우려는 노력 없는 무상 복지 또한 일종의 신기루에 불과하다. 보조금의 단맛에 길들여진 국민 역시 갈수록 구조조정을 비롯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거부할 것이 뻔하다”라고 예상했다. 보리치 당선자의 공약에 대해서도 “천문학적 재원을 필요로 한다”라고 지적했다.

보수지들은 또한 보리치 당선자가 강박 장애 진단을 받아 입원한 적이 있고, 몸에 문신이 있다는 점을 수차례 기사에서 강조하기도 했다. 20대 대선에 출마한 이백윤 사회주의 후보에 대해선 ‘민노총 금속노조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최근의 기사들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사회주의 발상’ 탓으로 돌리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11일 사설에서 아파트값과 전·월세 폭등 같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두고 “양도차액 전액에 세금을 물린다는 사회주의 발상으로 경제를 이끌었으니 부동산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도 아닐 뿐더러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다주택자들에게 여러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추진했다. 진보진영에선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서민의 주거 불안정 문제는 부동산 투기에 따른 것으로 낮은 수준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끌어올리고, 공공주택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 문경락

    이에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이백윤 공투본)는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전 국민 철밥통’에 주목해준 것에 고맙다”라며 “꼬박꼬박 월급 나오길 바라는 게 뭐 어떠냐. 아무리 열심히, 뼈 빠지게 일해도 ‘당장 내일 내 밥그릇은 남아 있을까’ 걱정하는 노동자가 넘쳐난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