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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당장, 기후정의” 글로벌기후파업 한국에서도 열렸다

전국 13곳에서 기후행동 진행…1천여 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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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후파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24일과 25일 양일간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행동이 진행됐다. 특히 25일은 300여개 단체의 기후운동 네트워크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정한 집중기후행동의 날로, 전국에서 대규모 1인 시위와 온라인 집회가 개최됐다. “지금당장 기후정의”라는 슬로건에 맞춰 시민들은 기후정의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촉구했다.

  9월, 전 세계적으로 기후파업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같은 달 25일 전국 각지에서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행동이 진행됐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기후위기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25일 선언문을 통해 “파리협정의 문구와 정부들의 공허한 약속으로는 결코 기후위기가 극복될 수 없다”라며 직접기후행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비상행동은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더불어 이제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상행동은 “올해 세계의 기후행동은 선진국들의 책임을 묻고 화석연료 사용을 당장 중단하라는 요구에 더하여, 기후위기의 또 하나의 원인이자 결과인 불평등을 해결할 것을 주장한다”라며 “#UprootTheSystem(체제를 전복하라)이라는 외침은 기후위기가 단지 온실가스 농도의 숫자의 문제가 아님을 알려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까지 기후위기의 피해자로만 치부되었던 MAPA(가장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지역들)이 해결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이러한 목소리에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면, 우리는 그런 체제를 바꾸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비상행동은 한국의 기후정책과 이행 내용이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성장 기조를 버리지 못한 국회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강행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과 신공항 수립 계획 등도 지적됐다. 비상행동은 “날로 가속되는 기후재난 속에서도 청와대 국회, 기업들은 여전히 말 그대로 “예전 그대로(Business as Usual)”를 고수하고 있다”라며 “한국의 책임과 역량에 따른 정의로운 온실가스 감축을 요청하며, 이를 가로막는 걸림돌들을 밝히고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11월 전에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탄소중립시나리오를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확인된 감축목표와 시나리오는 지구온도를 1.5도로 제한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급조해서 만든 숫자와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지금의 감축목표와 시나리오로 정말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농민, 청소년, 노동자 “정부가 베재한 우리 목소리, 정책에 반영돼야”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집회에선 기후위기 당사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여성, 농민 ,청소년, 석탄발전 노동자, 보건의료 노동자 등이 나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의견을 공유했다.


남윤철 발전노조 사무처장은 발전소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정부에 요구했다. 노동자들이 고용정책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 아닌 함께 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남 사무처장은 “2034년까지 58기의 석탄발전소 중 30기 정도가 폐지돼야 하는데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른 곳에 고용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 원청 노동자들의 상황도 심각하지만 하청 노동자의 경우 더욱 어려울 것이다”라며 “정부가 그동안 산업재편의 대책으로 썼던 정책들이 교육이나 훈련인데 실제로 작동이 안 된 경우가 많았다. 우리 노동자들은 고용정책에 일방적인 수혜를 받고 싶지도,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정책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라며 노동자 정책 참여를 요구했다.

박종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무총장은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농민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탄중위에 농업계를 대표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보니 농식품부 관료들이 기존에 해왔던 정책이 그대로 시나리오에 반영됐다. 기술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기업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농업분야의 근본적 전환 문제가 누락됐다”라며 “2019년 기준 식량자급률이 21%에 불과하다. 79%를 수입하면서 온실가스가 크게 발생하고, 더욱이 팬데믹 상황에서 주요 곡물의 가격이 올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됐는데 식량자급률을 올릴 계획이 빠져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장식 축산의 친환경 전환 문제라든가, 농지 보존, 음식 자원화 문제, 화학비료 등을 줄이는 친환경 농업의 확대 등이 중요한 문제들이 모두 빠졌다”라며 “기후위기의 해결자이자 최대 피해자인 농민의 역할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이 다시 수립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는 “두산중공업이 위치한 두산타워 로고에 스프레이로 분칠을 해 집시법 위반과 재물손괴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더이상 말로는 기업의 행동을 강제할 수 없기에 법적인 리스크를 감수하고 결의했다”라며 “기업의 무책임함과 기만을 더 드러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엔 법 아래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묻고,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변호사들, 활동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라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탄소배출의 전제 중 하나인 남성중심적 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사라 활동가는 “정치 결정권 뿐 아니라 경제적 영역에서 여성이 배제돼 온 역사가 길고, 여전히 그 문제는 잔존한다. 단순히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 뿐 아니라 사회구조가 변화돼야 한다고 했을 때 기후정의를 세우기 위해 여성들의 목소리도 반영돼야 한다”라며 “기후정의와 젠더정의의 동행을 위해 올해 하반기에 여성 농민과 풀뿌리 운동을 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 제언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국 13개 지역, 1천여 명 1인 시위 나서

온라인 집회에선 각 지역의 1인 시위 현장을 연결해 지역의 기후위기 이슈를 알리기도 했다. 서울, 대전, 충남, 부산 등 전국 13곳에서 1천여 명이 1인 시위에 참가했다. 서울에선 청와대, 국회, 광화문정부청사, 탄소중립위원회 등에서 1인 시위가 진행됐다.

기후위기전북비상행동 기획팀의 방선영 씨는 전북 완주에서 1인 시위 현장을 중계했다. 방 씨는 “전라도에선 새만금신공항 건설이 가장 큰 이슈”라며 “전북은 적자인 많은 공항을 두고 또 다시 10개 공항을 더 짓겠다는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이에 전북의 시민단체들과 기후위기비상행동이 함께 신공항 건설 반대를 위한 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상우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부산 서면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손 집행위원 역시 신공항 반대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손 집행위원은 “부산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유 중 하나가 2030년 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인데 엑스포 주제 중 하나가 기후위기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너무 노골적인 그린워싱 아닌가”라며 “엑스포 개최를 위해 공항과 전망대를 짓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9월, 전 세계적으로 기후파업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같은 달 25일 전국 각지에서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행동이 진행됐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


  탄소중립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