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아사히비정규직 해고 투쟁의 오늘과 내일

[기고] 우리가 7년을 싸울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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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이제그만)'은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직접행동을 아래로부터 건설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인 공동행동 모임입니다.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노조법 2조 개정) △‘누더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투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에서 매달 발행하는 온라인 소식지 기사 중 ‘비정규직의 외침’과 ‘투쟁소식’을 2월호부터 비정규직이제그만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stopprecariouswork)와 <민중언론 참세상>에 동시게재합니다.


[출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벌써 해고 된지 7년째 접어들었다. 해고당시 조합원 138명이 매일같이 아사히글라스 정문에 올라가 용역깡패 100명과 몸싸움을 했다. 억울함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출근차량들은 서로 뒤엉켜 애를 태웠다. 출근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몇몇은 우리에게 불편함을 토로했지만 다수는 우리를 이해했다. 다행이었다.

걱정 반 결의 반으로 시작한 투쟁

​우리는 서로 친한 사람끼리 삼삼오오 모여 걱정반 결의반 심정으로 투쟁을 시작했다. 두 번의 희망퇴직으로 23명이 남았고, 이제 싸울 사람만 남았다고 애써 위로했다. 우리는 버텨야 했고 살아남아야 했기에 전국으로 연대를 다녔다. 아사히 투쟁을 알려야 했다. 투쟁을 확대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했다.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공동투쟁을 시작으로 박근혜 퇴진까지 투쟁하며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명은 아버님 병 때문에 투쟁을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더 이상 잡을 수 없었다. 22명이 되었다. 22명은 소수지만 인원이 작아서 투쟁하기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22명이 단결하고 연대를 확장해서 어떻게 싸울지가 중요했다.

함께 쟁취해 낸 승리의 힘

[출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아사히 투쟁 가운데 검찰 투쟁은 핵심적인 투쟁이다. 검찰은 불법이 명백한 불법파견 사건을 고의로 지연하고 불기소하는 행태를 벌였다. 우리는 비정규직 이제그만 동지들과 함께 대검찰청 로비를 점거하며 싸웠다. 또 대구검찰청 로비를 점거해서 조합원 11명이 연행됐다. 연행을 각오로 검찰청 로비를 점거했다. 이틀을 유치장에서 보내고 휴대폰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경찰은 휴대폰을 압수해서 포렌식으로 돌려 철저하게 수사했다. 모두가 두려움 없이 당당했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검찰 투쟁은 아사히 투쟁에 많은 변화를 줬다. 대검찰청 수사심의를 통해 아사히 기소를 끌어냈고, 민사소송 1심을 승소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투쟁으로 절대권력 검찰을 꺾었고 어려운 상황을 역전시켰다. 우리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검찰 투쟁으로 아사히 투쟁의 정당성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7년을 싸울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연대의 힘이 가장 컸지만 우리는 소수지만 조직운영에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회의체계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조합원들이 단결하는데 있어 회의가 큰 역할을 했다. 월요일이면 아침선전전을 시작으로 확대간부회의를 하고, 항상 전체조합원 회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조별회의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임원회의와 조직팀 회의로 조직운영에 대한 평가와 일정회의를 진행한다. 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며 서로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 안정된 회의체계가 서로를 신뢰하고 단결하게 만들었다.

내일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출처: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얼마 전 아사히글라스 사측을 만났다. 7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를 인정하는 자리였다. 두 번의 만남이 있었다. 우리는 조합원들과 함께 방향을 하나로 모아갔다. 두 번째 만남에서 사측은 제안했다. “복직은 가능하다. 그러나 차헌호 지회장은 어렵다. 복직을 희망하지 않는 조합원은 3억 4천만 원을 주겠다. 복직을 희망하는 조합원은 9천 2백 만원을 주겠다.”였다. 차헌호 지회장은 “사과부터 해라. 전체 복직과 노조 인정이 우선이다. 이것이 안 되면 만남은 의미 없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우리는 충분히 논의했고 예상했던 일이였다. 자본의 꼼수에 우리 조합원들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우리가 자랑스럽다. 드디어 팽팽하게 유지된 힘의 균형을 깼다. 타협이 필요하지 않다. 시간도 크게 의미 없다. 시간은 이제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다. 우리는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며 온전하게 승리할 것이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