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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투쟁 100일, ‘토론’ 제안조차 거부하는 LG

시민사회·노조, 끝장토론 제안 및 100개 텐트 투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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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 100일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와 노조가 LG그룹 구광모 회장에게 공개 질의·토론 제안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 ‘LG트윈타워청소노동자집단해고사태해결을위한노동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는 15일 오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그룹 구광모 회장에게 끝장 토론을 제안하며 100개 텐트 투쟁을 선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참가자들은 구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동관 입구로 이동해 토론 제안서를 전달하려 했다. 오는 18일 오후 2시 LG트윈타워 로비 농성장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끝장 토론을 진행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회사 측은 제안서를 받지 않았다.

오는 25일은 업체 변경을 이유로 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인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는 LG트윈타워 앞에 100개 텐트를 세우고 22일부터 고용승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24시간 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박소영 LG트윈타워분회 분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구광모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우리를 지켜만 보고 있다”며 “우리 청소노동자들은 해고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이미 죽은 목숨이다. 하지만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들을 길바닥으로 내몰고 아무 말 없는 LG 자본은 세상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개 텐트 투쟁에는 청년을 비롯한 다른 LG 노동자도 함께할 예정이다. 강건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청년학생모임’ 활동가는 “LG트윈타워 투쟁에 함께하면서 앞으로 청년·학생들이 겪게 될 어두운 미래를 봤다. 노조 혐오에서 비롯한 부당해고는 결코 중장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 청소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난다면 다른 대기업부터 더 작고 영세한 기업들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노조 혐오가 판치는 세상에서 청년 학생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사용자의 부당한 행태와 과도한 노동 착취에 항의하지 못하고 노동조건 후퇴를 막을 수도, 고용불안 피해갈 수도 없을 것”이라며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유희원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사무국장은 “지부도 비슷한 문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비조합원은 월급을 더 많이 주고 연차를 더 많이 준다고 한다”라며 “노조 가입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비록 살만하더라도 우리 동료들과 다음 세대를 위해 그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질의·토론 제안서에서 △용역업체 변경 시 용역노동자 고용승계에 대한 LG그룹의 입장 △LG그룹 내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계획 등을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