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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청소노동자 해고 4일 남아 “文대통령, ‘고용승계’ 약속 지켜야”

1년간 사측 임금 인상안 ‘60원’, 노조 “신규 채용 고집은 ‘노조 와해’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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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그룹 본사가 있는 LG트윈타워 건물의 청소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사태를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집단해고를 통보받았으며, 오는 30일 계약이 만료된다.


69개 단체로 이뤄진 ‘LG트윈타워청소노동자집단해고사태해결을위한노동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는 2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승계를 촉구했다. 이들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명한 대통령과 용역·하청 노동자 고용승계를 제도화하겠다고 약속한 여당은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해고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 명 전원은 지난 30일 개별로 계약만료 통보서를 받았다. 그러면서 회사는 사직서 서명 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 위로금에 대한 기준은 없었고 250만 원부터 500만 원 사이로 각각 달랐다. 노조는 신규용역업체가 백상기업으로 결정됐고 신규채용 공고를 낸 것을 확인하고 지난 18일 백상기업에 찾아갔으나, 경찰을 부르는 등 면담을 거부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16일부터 LG트윈타워 로비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소영 분회장은 “사직서에 서명한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위로금이 오늘(28일) 계좌에 입금됐다”며 “지난 주말에는 임직원들이 출근을 안 하니 문을 잠그고 외부 용역업체를 통해 경비원 100여 명을 불러 겁박을 줬다. 용역들은 엘리베이터도 세워 놓고, 휴게공간의 문도 발로 차며 겁을 줬다. 또한 손가락으로 눈을 팔듯 겁을 주면서 협박하고 욕을 해댔다. 이 상황에서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소박한 꿈은 가족이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노동 현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LG 구광모 회장에게 한마디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LG트윈타워 사건과 유사한 사례인 홍익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당시 이들을 방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원사용자가 실제로 지배한데도 법 논리를 내세워 용역업체에 미루며 책임을 지지않는 제도는 잘못된 것으로 사용자 측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계절적 요인 등으로 임시로 고용하는 게 아닌, 청소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쓰는 것은 문제”라고 까지 지적했다. 그럼에도 노조를 결성한 후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집단해고를 통보하는 등 동일한 방법으로 해고하는 사건이 10년 후에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LG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와 구미정 씨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시설·청소·보안직 파견회사인 지수아이앤씨 소속 노동자들이다. 이 회사는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가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각종 건물관리업을 수급받아왔다. 2018년 한 해 동안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LG그룹 계열사 간에 4조원이 넘는 매출을 챙겼다.

노조는 용역업체가 기존 관행을 무시하고 신규 채용을 고집하는 것은 ‘노조 와해’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길게는 10년 이상을 일해 온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무급 주말 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지난해 10월 노조를 설립했다. 회사는 하루 노동시간을 7.5시간으로 책정해 넘치는 업무량은 무급 주말 노동으로 처리할 것을 강요했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채우면 주말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조 설립 한 달 뒤부터 진행한 임금교섭에서는 사측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1년 넘도록 마무리 짓지 못했다. 최저임금을 고수하던 회사가 내놓은 인상안은 고작 ‘60원 인상’안이었다.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소집권자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만 받고 주말 수당도 없이 열심히 일했지만,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명은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정부 지침은 원청이 용역업체가 바뀌어도 하청 노동자의 고용 승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함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토요일 공짜노동을 못시키게 돼서, 점심시간 더 배정해 임금을 못 떼어 먹으니까, 노조가 만들어지고 온갖 불법 갑질을 못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중 [출처: 공공운수노조]

회사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으로 1년 동안 지급한 금액은 합해야 20억여 원 정도다. 반면, 지수아이앤씨를 지분을 가진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가 지난해 배당받은 금액은 각각 30억씩 총 60억으로 3배에 달한다. 또한, 구광모 회장은 최근 이웃사랑성금으로 120억 원을 기탁했다. 이 금액은 LG청소노동자들의 1년 치 최저임금의 6배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시기,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노동자를 해고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없었다. 코로나19 시기에 LG라는 대기업이 하청노동자를 해고하는 사건에는 눈 감으면서, 노동자 보호를 외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공대위 관계자들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로 이동해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청와대에 공대위 의견과 청소노동자들이 직접 작성한 편지를 전달했다.
  • 문경락

    노조는 용역업체가 기존 관행을 무시하고 신규 채용을 고집하는 것은 ‘노조 와해’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길게는 10년 이상을 일해 온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무급 주말 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지난해 10월 노조를 설립했다. 회사는 하루 노동시간을 7.5시간으로 책정해 넘치는 업무량은 무급 주말 노동으로 처리할 것을 강요했다.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채우면 주말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조 설립 한 달 뒤부터 진행한 임금교섭에서는 사측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1년 넘도록 마무리 짓지 못했다. 최저임금을 고수하던 회사가 내놓은 인상안은 고작 ‘60원 인상’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