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언론 참세상

“전태일들 만드는 자본주의 철폐하자”

좌파단체, 경총 앞에서 항공산업 국유화·노동개악 저지 결의대회

메뉴보기: 클릭하세요. V

다 변했는데, 노동자의 고통은 50년 동안 똑같다면, 그건 누구의 잘못일까? 문재인이 박정희도 아니고, 이건희도 죽었건만, 자본주의는 경제위기에도 코로나에도 죽지도 않고 여전히 수많은 전태일들을 만들어낸다.

코로나19에 정리해고 된 항공사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좌파 노동, 정치 단체와 함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앞에서 항공산업 국유화를 촉구하고 노동개악을 저지하겠다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그때도 지금도’ 자본주의가 문제라며 경총이 비호하는 자본가와 그들의 자본주의를 규탄하기 위해 선택된 장소였다.


현장에 참가한 이용덕 노동해방투쟁연대 조직국장은 “코로나로 강제 휴직 중이었던 27살 승무원 노동자가 생활고로 목숨을 끊었다. 코로나가 죽였는가? 아니다. 명백히 정부와 자본이 죽인 것이다. 수백조가 공적 자금으로 투입됐는데, 승무원은 생활고로 자살을 했다. 공적자금이 어디에 쓰여야 하는가? 자본에 쓰여야 하는가? 아니면 노동자를 구하는 데 써야 하는가? 아시아나KO 노동자들은 물도 화장실 갈 시간도 물 마실 시간도 없이 일했다. 문재인 정부가 1명의 일자리도 잃지 않도록 지키겠다고 했는데, 이스타항공에서는 615명이 정리해고 됐다. 수천 명이 잘려나가고 있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그는 또 “국유화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과연 수백수천 명 씩 노동자가 잘려나가는 것은 현실적인 것인가”라며 “우리 스스로 싸워야 하며 오늘 결의대회는 그 싸움을 시작하는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변혁당]

김계월 아시아나KO 부지부장은 “재벌에게는 수조원의 특혜를 주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하는 게 정부의 고용유지 대책인가. 하루빨리 하청노동자들에게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해 고용을 유지하고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50주기에 맞춰 정부가 무궁화 훈장을 수여한다는 이벤트를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탄압을 받고 기계처럼 일하고 코로나 빌미로 정리해고 되고 무급휴직에 생계 위협을 받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을 침해하며 훈장을 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공정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항공산업을 보호하겠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를 마련했지만 노동자의 삶은 무시했고 국책은행은 고리대금업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본은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노동자들은 사지로 내모는 방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며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항공산업은 비정규직을 철폐해야 하는 마당에 양산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 정치인들의 눈은 노동자들의 삶도 썩어가는 항공산업 구조도 보려 하지 않고 그저 차기 대선과 눈앞의 보궐선거에만 집중돼 있다. 그들은 이 나라 유권자가 모두 노동자라는 것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이윤을 위해 사업장을 굴리다 안 되면 노동자를 잘라버리는 것은 더 이상 안 된다. 우리는 사업과 공장을 국유화해 노동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투쟁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지키라라고 얘기했는데 5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이 자리에서 노동개악 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 경총도 바로 전태일 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하던 그 해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경총의 자본가들이 바로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 항공산업 국유화, 1천조 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노동자민중의 품으로 돌리는 투쟁, 노동개악을 저지 투쟁을 필두로 자본주의를 끝내는, 철폐하는 투쟁으로 나가자”라고 제안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교육노동운동의전망을찾는사람들,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노동당노동자정치행동 등 11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참가자들은 경총 앞에서 결의대회를 한 뒤 LG 트윈타워까지 행진해 여기서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현장에선 현린 노동자 대표 등이 참가해 발언했다. LG 트윈타워 앞에서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LG트윈타워분회가 생활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 중이다.